“일괄사퇴”vs“무책임한 주장”
인선 교체 폭 따라 국정 공백
레임덕 속 ‘식물정부’ 가능성
우병우 등 일부사퇴 절충론도
인적쇄신 등 후속 조치와 관련해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은 전날 이원종 대통령비서실장 주재로 회의를 열어 난상토론을 벌였으나 여러 견해가 팽팽히 맞서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수석 이상 참모들이 일괄 사표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다른 참모는 “난파선에서 배를 버리고 떠나자는 무책임한 주장”이라며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고 한다.
아울러 대안 없이 참모진이 일괄 사퇴하면 레임덕이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국정 공백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현실론도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참모진은 이날 오전 안종범 정책조정수석 주재로 정책점검회의를 열었으나 대통령 일정이나 정책 등의 현안에 대해서만 논의하고 인적쇄신 등의 조치에 대해선 진전된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또한 박 대통령이 이번 사태를 본인의 책임이라고 판단해 참모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기 어렵다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해법 마련에 더욱 고심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대폭적인 인적 쇄신을 공식 요청하고 야당과 일반 여론의 압박도 거센 만큼 박 대통령이 심사숙고의 결과물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따라서 이 비서실장을 비롯해 각종 의혹으로 야권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는 우병우 민정수석, 정호성 부속비서관 등 3∼4명 정도를 물러나게 해야 한다는 절충론도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 요구사항은 아니지만 여당 내에서 점차 표면화하는 박 대통령의 탈당카드도 주목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당장의 탈당카드는 받아들일 수 없다. 탈당은 최후의 수단”이라고 말했다. 장원규기자 jwg@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