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태어나기 전의 너는 무엇이었나'
<신간> '태어나기 전의 너는 무엇이었나'
  • 김덕룡
  • 승인 2009.11.07 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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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노인 그렇게 살다가 그렇게 갔다고 해라."

2003년 열반한 서암(西庵) 스님의 생전 대화록이 책으로 나왔다.

저자 이청은 '태어나기 전의 너는 무엇이었나'를 통해 서암과의 인연을 풀어낸다.

서암은 평생 '자유'를 갈망했고 '자유' 안에서 살았다.

일이 있으면 몸을 아끼지 않고 맡아서 했으며 일에 따른 감투에 연연하지 않았다.

서암스님은 1970년 경북 문경 봉암사 조실로 추대됐으나 사양했다가 1979년 다시 한번 추대되자 받아들여 봉암사를 조계종 종립선원으로 지정되게 했다.

봉암사는 이를 계기로 일반인의 출입을 막는 조계종의 특별 수행도량으로 자리잡았다.

서암스님은 1975년 제10대 조계종 총무원장을 맡아 종단사태를 수습한 뒤 2개월만에 사퇴했고, 1991년 원로회의 의장을 지내고 1993년 성철스님 열반 후 제8대 조계종 종정을 맡았다.

그러나 이듬해인 1994년 종정직과 봉암사 조실직을 모두 사임하고 종단마저 탈퇴한다고 공표한 후 토굴과 사설암자 등에서 수행했다.

서암스님은 2001년 봉암사 조실로 복귀했으나 이미 중환을 앓고 있었고 2003년 3월29일 봉암사 염화실에서 열반했다.

"한 말씀 남기시라"는 제자들의 거듭된 요청에 "그 노인 그렇게 살다가 그렇게 갔다고 해라"라는 말만 남긴 것으로도 유명하며, 봉암사에서 다비가 행해졌으나 생전 스님의 강력한 요청에 따라 사리를 수습하지 않았다.

서암은 불교의 체(體)와 용(用)은 다르지 않고 하나라는 일원론을 말하면 색즉시공(色卽是空)이 바로 진리라고 말한다.

마음과 그 마음을 통해 부처를 기다리는 마음이 별개가 아니라는 것이며 불교의 일체유심조(一切維心造), 즉 모든 것이 마음에서 일어난다고 했다.

여여부동(如如不動)하여 시간과 공간에 구애를 받지 않고 항상 존재하는 자기 인생의 근본을 바로 보아야 한다. 시공간의 구애를 받지 않는 것이 있다는 말인가.

그렇다면 그것은 무엇인가? 사람은 누구나 항상 스스로 앉고 스스로 일어나는 자기의 부처를 가지고 있다고 서암은 가르친다.

청정무구하고 언제나 한가하며 고요한, 부동의 자기의 존재는 우리의 귀, 입, 코를 보지 못하는 눈과 같다. 한 몸에 있으면서도 그 존재를 보지 못하지만 분명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의 마음이 부처자리인데 그것을 보지 못한다고해 그 자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온갖 생각에 마음의 정체를 알기가 쉽지 않고, 알았다고 한들 그 본래의 마음자리를 바로 보기가 용이하지 않다.

자신의 본마음을 등지고 살기 일쑤인 요새, 불교는 마음의 정체를 밝히며 사람들이 자신의 마음자리를 깨닫게 할 것이다.

북마크. 총 260쪽. 1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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