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시론> 신라문화는 한국문화의 원류(源流)
<팔공시론> 신라문화는 한국문화의 원류(源流)
  • 승인 2009.11.09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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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성 삼 (언 론 인)

경주는 도시 전체가 지붕 없는 하나의 커다란 신라 문화의 자연박물관이다. 이러한 설정(設定)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신라 문화가 한국 문화의 원류(源流)라는 말에는 긍정적인 대답과 함께 상고시대로 더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될 수 있다.

신라 문화가 한국 문화의 원류라고 하는 입장에서는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여 고려, 조선, 근대로 내려오는 동안 한국 민족 문화의 정체성을 신라 문화에서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경주가 불국토(佛國土)를 이루고, 당시 살았던 신라 사람들의 생활문화가 한반도에서 유적이나 유물로 가장 오랫동안 살아 숨쉬고 있어서 신라인의 문화가 한국 문화의 원류로서 존숭돼야 한다는 뜻을 밝히고자 한다.

신라 역사·문화는 후세인들에 의하여 기록되어 왔는데, 고려때 김부식이 편찬한 정사(正史) 삼국사기에 민족예술의 꽃이라고 하는 석굴암과 불국사에 대해 일언반구 언급이 없었다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나, 다행히 승려 일연이 쓴 삼국유사에 사찰 건립 경위를 설화 형태로 기록한 것이 오늘날의 신라문화연구의 전범(典範)이 되고 있다.

조선시대에 들어와서도 신라사(新羅史) 연구가 거의 없었다. 이러한 영향으로 역사학회나 대학에서도 신라역사에 대해서는 비중 있는 연구가 적은 이유가 되었다. 최근 야사(野史)를 연구하는 한 향토학자의 저작물을 보면, 경주는 불국토(佛國土)이지 신라의 도읍지가 아니라는 역사인식으로 말하고 있고, 또 어느 학자는 제로베이스 상황에서 신라통사(新羅通史))를 펴낸 바 있다.

천년 신라의 역사는 한국 역사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데도 국가차원의 전문연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지적된 바 있다. 결국 신라의 역사관(歷史觀)이 정립되지 않는 상태에서 신라의 문화가 한국문화의 원류라고 할 수 있는가 하는 반문을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현재 경주지방정부와 국가에서는 신라 문화의 우수성과 그 가치를 발견하고 함께 후세에 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1998년 `새 천년의 미소’라는 테마로 처음 시작한 문화엑스포는 해를 거듭할수록 경주를 세계적 고적문화 도시로 알리는데 그 일익을 담당해 오고 있다.

이러한 행사를 관람하는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공연 행사 외에 경주 신라문화의 참모습이 한국문화의 원류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고 하겠다. 경주 전역에 흩어져 있는 유적과 유물은 역사와 문화를 동시에 보여주는 역사유적으로서 보리사 마애석불 등 52개 지정문화재가 세계문화유산으로 포함되어 있고, 유물적 성격에 따라 다섯 지구로 나뉘어져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것은 천년 신라의 역사와 불교문화의 우수성과 가치를 높이 평가받은 명성이라고 할 수 있다. 1995년 불국사, 설굴암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고, 2000년에는 대릉지구, 황룡지구, 월성지구, 산성지구, 남산지구 등 경주 일원의 다섯 지구가 추가로 등록되었다.

유네스코가 불국사는 불교 교리가 사찰 건축물을 통해 잘 형상화된 사례로 아시아지역에서는 독특한 건축물이라 하고, 석굴암은 신라 전성기의 최고 걸작으로 건축, 수리 기하학, 종교예술의 조형계획이 총체적으로 실현된 세계적 문화유산으로 평가한 바 있다.

대릉지구에는 왕·왕비 등 높은 신분계층의 무덤이 있다. 이곳에서 신라문화의 정수인 금관·천마도가 출토됐다. 황룡사지구에는 4만여 점의 유물이 나왔고, 월성지구에서는 동양 최고의 천문시설인 첨성대가 있다. 산성지구는 왕경(王京)방어시설이다. 남산지구는 야외박물관을 방불케 하는 불교예술의 보고이다.

경주가 천년 역사 문화 도시로서 간직했던 풍부한 문화적 경험을 바탕으로 국민들에게 문화엑스포를 통해 여러 나라의 이질적 문화를 체험하게 함으로써 세계문화를 이해하는 안목을 넓혀주고 우리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신라 역사와 유물·유적이 세계인들의 눈으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 인류가 함께 더욱 소중히 간직하여 후세에 전하고자 하기 때문에 우리들은 더욱 천년 신라왕국의 역사관을 확립하여 문화의 우수성과 그 가치를 재발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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