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회복적 보호관찰을 향하여
<기고> 회복적 보호관찰을 향하여
  • 승인 2009.11.1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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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철
법무부 상주보호관찰소 주무관

수년전 어느 모 일간신문에 연재되었던 만화 중 `트라우마’라는 제목의 연재만화가 있었다. 이 만화의 제목이었던 `트라우마’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를 의미하는 말로 신체적인 손상과 생명의 위협을 겪으며 나타나는 정신질환의 일종이다.

그런데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 `트라우마’라는 것이 정신질환자에게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라 정상적인 사람들도 의식 또는 무의식의 세계에서 크고 작은 트라우마를 경험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자신이 인식하지 못하는 트라우마로 인해 그 트라우마를 겪은 유사한 상황이 연출되는 경우 자신도 모르게 신경질적으로 변하거나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과잉행동을 연출하게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영·유아기 시절 부모로부터 경험한 분리불안이나 부모의 이혼, 학교에서의 왕따, 부모로 부터의 폭행 또는 학대 등으로 인한 트라우마가 평소에는 심리기저에 깔려 있다가 어떤 특정한 상황이 연출되는 경우 발현되어 폭행 또는 살인 등의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상주보호관찰소에서 보호관찰을 받는 100여명의 청소년 대상자들과 면담을 하며 느끼는 것은 상기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생각보다 많은 보호관찰 청소년들이 명시적으로 나타나지는 않지만 내면세계에서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의 내재되어진 분노와 억눌림, 좌절과 거절당함, 의사소통의 부재 등의 문제를 바라보며 그들이 겪는 트라우마의 원인이 서열화 된 학교에서의 부적응인지, 아니면 가정의 해체, 보호자의 부재 또는 폭행 등인지 알 수는 없지만 이미 이 아이들은 긍정적인 자극보다는 많은 부정적 자극에 노출되고 경험해왔음을 발견하게 된다.

이런 아이들을 바라보며 짧게는 6개월 길게는 2년간 보호관찰을 받는 아이들에게 좀 더 많은 긍정적인 Feed-Back을 심어 주는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1989년 우리나라에 보호관찰제도가 도입되며 이 제도의 근간이 된 보호관찰 등에 관한법률 제1조(목적)를 살펴보면 보호관찰의 긍정적인 목적은 보호관찰 대상자의 재범억제에 있고 그 방법으로 지도 및 원호를 통한 건전한 사회복귀를 촉진하는 것이라 언급되어 있다.

그동안 보호관찰 구성원들은 많은 인적·물적 제한 요인에도 불구하고 보호관찰제도 정착과 보호관찰 실효성 제고를 위해 부단한 노력을 아끼지 아니하고 진력을 다하여 매년 6%대의 재범률을 유지하고 있다.(2008년 재범률 6.5%) 그러나 보호관찰제도 도입 20년이 지난 현재 이제는 보호관찰의 패러다임이 단순 `재범억제’에서 보호관찰 대상자에 대한 적극적인 지도 및 원호를 통한 `회복적 보호관찰’을 지향해야 하는 시점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특히 가소성이 다소 존재하는 보호관찰 청소년에 대한 `회복적 보호관찰`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성이 있다. 물론 십 수 년간의 삶을 살아오며 이들이 겪은 많은 부정적 자극과 경험을 하나씩 제거하고 가치관의 변화를 도모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보호관찰소와 많은 청소년 유관기관이 협력하여 진정성을 갖고 정성을 다한다면 소기의 성과를 기대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지난 1월1일 개청한 상주보호관찰소(소장 김장섭)는 기관신설 후 아직 1주년이 되지 않았지만 `회복적 보호관찰 실시’라는 목표를 갖고 이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지역에서 활용 또는 협력 가능한 유관기관을 적극적으로 발굴하여왔다.

현재까지 상주·문경·예천지역의 약15개 유관기관 및 지역자원들과 협력하여 체험중심의 `회복적 보호관찰 특별교육 프로그램’을 20여회 기획하고 실시하여왔으며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회복적 보호관찰을 위해 진력을 다해 나갈 것이다.

인생에서 누구를 어디에서 만나 어떤 경험을 하느냐가 한 개인의 삶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비록 비행을 범하여 보호관찰을 받는 아이들이지만 보호관찰을 통해 경험한 긍정적 Feed-Back과 자극을 통해 그 아이들이 변화되어 다시는 재범에 이르지 아니하고 건전한 사회인으로 제 몫을 다하는 지역사회 일원으로 성장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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