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시론>박정희와 장지연은 친일파인가?
<팔공시론>박정희와 장지연은 친일파인가?
  • 승인 2009.11.11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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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호정 (전 대구경북섬유산업협회 전무이사)

민족문제연구소가 공개한 4,389명의 `친일인명사전’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과 언론인 장지연의 이름을 빼 달라는 취지로 법원에 제기된 가처분 신청이 “주요경력에 대해 구체적으로 서술되어 있고 참고문헌을 명시했으며 학문이나 표현의 한계를 넘어서 명예와 인격을 침해했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모두 기각됐다.

최근 민족문제연구소는 박 전 대통령이 만주군관학교에 지원할 당시 일본제국에 충성을 맹세하는 혈서를 썼음을 뒷받침하는 1939년 3월 31일자 만주신문기사를 공개하고 장지연의 경우 경남일보와 총독부 기관지인 매일신보에 게재된 친일논조의 글을 문제 삼았다.

만주신문기사에 의하면 “29일 치안부 군정사 징모과로 조선 경상북도 문경 서부 공립소학교 훈도 박정희(23)군의 열렬한 군관지원 편지가 호적등본, 이력서, 교련검정합격 증명서와 함께 `한 번 죽음으로써 충성함 박정희(一死以テ御奉公 朴正熙)’라는 혈서를 넣은 서류가 송부되어 계원을 감격시켰다.”고 전하고 있으며 편지에는 “일본인으로서 수치스럽지 않을 만큼의 정신과 기백으로써 일사봉공(一死奉公)의 굳건한 결심입니다,

한 명의 만주국군으로서 만주국을 위해, 나아가 조국(일본)을 위해 어떠한 일신의 영달을 바라지 않습니다, 멸사봉공(滅私奉公), 견마(犬馬)의 충성을 다할 결심입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한편 을사보호조약 당시 `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 1905)’이란 사설로 항일언론인의 사표가 되었고 한국기자협회가 `20세기 언론계 최고인물’로 선정한(1999) 장지연에 관해서는 총독부가 한일병합을 기념해 개최한 물산공진회에 대해 “조선총독부가 혁구쇄신하여 쓸모없는 것을 없애고 농공실업을 장려해 진보한 성적을 모두 수집하여 진열한 것”(조선풍속의 변천)이라고 찬사를 보내고,

일본을 `동양의 패왕’(만록-지리 관계)이라고 치켜세웠으며, 순종의 일본방문을 “일선(日鮮)융화의 서광이 빛나리라(봉송 이왕전하 동상)” 하며 일본의 침략을 미화했고, `하세가와 총독 환영시’ 와 `이토 히로부미 추모시’ 및 일왕생일을 축하하는 `천장절 기념시’ 등을 예거하고 있다.

이와 같은 민족문제연구소의 주장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의 아들 지만 씨는 “박 전 대통령은 `일본군’이 아닌 `만주군’에 근무했으며 조선 독립군 토벌 등에 참여하지 않았고 조국에 이바지한 점은 고려하지 않고 일본육사를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친일인사로 규정하는 것은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장지연 기념사업회 관계자도 “천장절 기념시가 실린 것은 장지연 선생이 경남일보주필을 그만둔 뒤의 일이고, 총독 환영시는 장지연 선생이 썼지만 `반어법’을 사용한 시로 사실은 총독을 비웃는 내용이며 각종기고문도 식민통치하에서 총독부의 보도지침이나 강제, 명의도용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결정임을 지적하고 있다.

또한 상당수 보수단체들은 민족문제연구소는 핵심인물들이 주체사상을 맹신하고 있는 친북좌파집단임을 규정하고 참여정부 고위층의 조상과 좌경친일파, 북한의 고위층들을 증거가 부족하다는 자의적인 기준으로 제외시킨데 대해 친일청산이라는 미명하에 보수진영을 흠집내기위한 술책이므로 이 단체를 해체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실 행정 관료는 군수이상, 경찰은 경부이상, 군인은 소위이상을 지위당연범으로, 그 외에는 증거 있는 행위범에 한해서 포함시켰다는 기준은 국민적 동의를 얻기 힘들며 태어날 때부터 나라가 없었던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을 오늘의 잣대로 심판한다면 해외에서 독립운동을 한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친일파가 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후대에 역사적인 교훈으로 남기기 위해 부끄러운 과거라도 기록되고 평가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나 우선 친일파의 범위에 관한 폭넓은 국민적합의의 도출이 선결과제이며 인도의 간디나 네루가 영국에서 공부하고 변호사 자격을 얻었으며 중국의 장개석이 일본육사를 나왔으나 아무도 그들을 매국노나 반역자로 보지 않는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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