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시론>이제 꿈과 비전을 생각할 때
<팔공시론>이제 꿈과 비전을 생각할 때
  • 승인 2009.11.12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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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로 (논설위원)

그토록 힘들었던 수능시험이 끝났다. 학생들이 12년 동안 학교에서 학습한 결과를 평가받는 시험이었다. 그 성적에 따라 학생들은 자신의 진로를 선택하게 된다.

그들의 미래가 오직 수능 성적으로만 결정된다는 것은 슬픈 일이지만 피할 수 없는 과정이기에 운명의 시간이기도 했고 인내해야할 고통의 시간이기도 했다. 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지쳐 있는 수험생들에게 우선 필요한 것은 휴식이다. 시험의 무거운 부담을 떨쳐 버리고 편안한 휴식을 즐겼으면 한다.

이런 여유 속에서 수험생들이 미래의 선택을 위해 자신을 되돌아볼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된다면 더 없이 다행이겠다. 더 높은 등급을 얻기 위해 오로지 시험 문제와 씨름해온 그들에게 자신에 대해 고민할 시간은 부족했다. 시험이라는 것이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하게 기회를 주고 공개경쟁을 통해 순위를 결정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는 하지만 인간 개개인의 능력을 파악하는 데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대학 입시까지 불과 한 달도 채 안 되는 짧은 시간 안에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찾아내는 것은 쉽지 않다. 시간이 부족하다. 하지만 지금은 그것이 필요한 시기이다. 남다른 고민도 없이 수능 성적과 주변의 권유에 따라 대학과 전공을 선택하는 것보다는 힘들더라도 이제부터 자신의 미래는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해야 한다는 것을 배워야 한다. 미래의 자신의 삶이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그것을 깊이 생각할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것이 그동안의 수고에 대한 참된 보상이 될 것이다.

스스로 자신의 목표를 세우고 난 뒤에는 자신에게 맞는 전공과 학과를 선택해야 한다. 지금까지 학교 선생님이나 부모님들의 지도와 간섭에 길들여져 온 삶을 하루아침에 바꾼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또 경우에 따라서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수능 성적에 따라 학과를 선택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한 번의 선택이 자신의 미래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신중하지 않을 수 없다.

전통이 있는 학과들은 비교적 안정적이고 진로 선택에도 폭이 넓다. 그만큼 졸업 후에 취업경쟁도 치열하다. 간혹 시류를 앞서가는 튀는 학과들도 눈에 뛰는데 그런 학과들을 선택할 때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마치 지름길로 가는 것과 같아서 남보다 앞서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간혹 길을 잃고 헤매다가 포기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취업뿐만 아니라 연구직이나 전문직으로 진출하는 것이 가능한 전공인지 어떤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학과인지 등을 알아보고 선택하는 것이 좋다. 원하는 학과에 대한 정보를 얻는 길은 다양하다. 요즘 대학들은 경쟁적으로 학생 유치에 나서고 있어서 많은 정보들이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되고 있다. 학과 교수들은 물론 교육 내용과 학생 활동 그리고 각종 특성화 프로그램들이 소개되어 있어 도움 된다.

이러한 공개된 정보는 대학 측이 홍보 차원에서 마련한 것이기 때문에 때로는 과장된 경우도 있다. 또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하더라도 아직 시행되지 않고 있거나 소수만이 그 혜택을 입는 경우도 있다. 그 때문에 자신의 계획이나 목표와 맞지 않아서 진로를 두고 고민하는 재학생들도 있다. 입학 한 후에는 진로를 바꾸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사회적 평판이나 전문가들의 조언에만 의지하여 대학이나 학과를 선택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좀 더 깊이 있게 조사하고 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학과 교수들에 대한 평가나 그 학과의 학습 분위기 및 미래에 대한 비전을 확인해보려 할 때 가장 도움이 되는 상담자는 어떤 전문가보다도 그 학과 재학생이나 졸업생들일 것이다.

그들의 체험담은 어떤 전문가들의 조언보다도 현실적이고 구체적이다. 그들의 도움을 받기 위해서는 자신이 다니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선배들을 통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고 또 직접 학과 사무실을 통해서 재학생들과 접촉 할 수도 있다. 그 대학에 출강하는 대학 강사들을 통해서도 유익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지금부터 시작이다. 비록 시험 결과에 불만이 있더라도 털어버리고 편안한 마음으로 스스로를 돌아보고 자신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자신에 대해 더 많이 알수록 그리고 미래를 위해 더 많이 고민할수록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당장 눈앞의 성과에 얽매이지 말고 멀리 미래를 내다보고 꿈과 비전을 가져 주기를 바란다. 이제 모든 선택은 그대들 자신들의 책임이다. 그것이 최선의 선택이 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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