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타구니가 불룩~ 소아(영유아) 사타구니탈장이란?
사타구니가 불룩~ 소아(영유아) 사타구니탈장이란?
  • 승인 2017.02.12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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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둥 마크원외과 원장
오늘은 아기들이나 어린이들이 충수절제술(맹장수술) 다음으로 외과에서 가장 흔하게 수술을 받게하는 ‘선천성 사타구니(서혜부)탈장’과 관련하여 설명해 볼까 합니다.

아기가 아직 엄마 뱃속에 있을때에는 ‘발생’이라는 과정을 거칩니다. 난자와 정자가 만나서 수정이 이뤄지면 처음에는 단지 세포단위에 불과하지만 그 세포가 분열을 하면서 여러 가지 장기가 만들어지고 임신 후반부로 갈수록 그 장기가 제 모습을 갖추면서 제 위치를 찾아가는 것이지요. 소아탈장은 이러한 과정이 제대로 완료되지 않아 발생하는 질환 중 하나입니다.

발생 과정 초기에 남자 아기의 고환은 아기의 뱃속에서 만들어집니다. 이후 발생 과정의 마무리 단계가 되면 고환이 음낭으로 내려가야 합니다. 이때 음낭으로 내려가는 길을 ‘초상돌기’라고 하는데 고환이 완전히 음낭으로 내려간 후에는 이 초상돌기가 좁아지면서 통로가 막히는 것이 정상적인 마무리 상태입니다. 하지만 고환이 음낭까지 제대로 내려가서 위치를 잡았으나 출생할때까지 초상돌기가 완전히 막히지 않은 상태로 태어난 경우 사타구니탈장이 발병하고, 고환이 제대로 내려가지도 못하고 배안에 혹은 복벽 근처에 머물러 있는 상태를 잠복고환이라고 합니다. 여자아기의 경우 이 자리에 자궁을 지지해주는 원인대(round ligament)가 만들어지는데 이때에도 구멍이 열린 상태로 남으면 탈장 구멍이 됩니다. 여자에게는 생식기로서 난소가 있지요? 남자의 고환과는 반대로 여자의 난소는 배안에 있어야 하는데, 탈장 구멍이 있는 경우 그 구멍으로 난소가 내려갈 수 있고 이런 경우를 ‘난소탈장’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즉, ‘사타구니탈장’, ‘잠복고환’, ‘난소탈장’ 모두 발병과정은 동일하나 그 결과가 다른 것입니다.

사타구니 탈장은 자연 소실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할 경우 뱃속의 장기가 탈장 구멍에 끼여서 빠지지 않는 감돈이 발생할 수 있고 이 상태가 더 지속되면 장이 괴사되는 치명적인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발견 후 가능하면 빨리 수술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소아탈장 중에서 배꼽탈장도 비교적 흔한 질환이지만 치료 방침이 다릅니다. 배꼽탈장은 다행스럽게도 2살에서 늦어도 5살 이내에는 자연히 막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부위 특성상 감돈 등 합병증이 발생할 확률이 사타구니 탈장에 비해서 매우 드물기 때문에 저절로 막힐 때까지 기다려도 되는 것이지요. 사타구니탈장을 진단받고는 막힐때까지 기다려도 되지 않을까 막연한 기대를 하시는 부모님들이 간혹 있습니다만 배꼽탈장의 경우와 착각하여 오판하는 경우이므로 주의하셔야 합니다.

사타구니탈장은 이전에는 ‘진찰’과 ‘문진’만으로 진단 후 수술 여부를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근래에는 수술전에 초음파를 시행해서 탈장을 보다 확실히 진단하는데 도움을 얻을 뿐만 아니라, 감돈상태인지 아닌지, 감돈이 되었다면 어떤 장기가 끼어있는 것인지, 정확한 위치와 크기는 어떤지, 음낭수종이 동반되어 있는지 등을 확인하는데 유용하게 쓰여지고 있습니다.

수술 방법으로는 사타구니 피부 부위에 절개를 하여 탈장구멍을 묶어주는 전통적인 ‘고위결찰술’과 근래 들어 많이 시행하고 있는 ‘복강경하 결찰술’이 있습니다. 두 가지 모두 수술 원리와 목적은 동일합니다. 바로 탈장구멍을 막아주는 것이지요. 막는다는 것은 곧 ‘묶어준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전통적인 고위결찰술은 탈장구멍이 있는 부위에 약 2cm 가량 피부절개를 시행하고 정삭과 붙어있는 탈장주머니를 완전히 분리한 후 정상적인 복막 위치에서 묶어주는 것입니다.

영유아 탈장을 수술하는데 있어서 해부학적으로 매우 적절한 수술 방법이지만 취약점 또한 가지고 있는데요, 정삭과 탈장주머니를 분리하는 과정에서 정관과 혈관에 만성적인 손상을 남기거나 혈종, 절개상처 감염, 인위적인 고환상승현상(iatrogenic ascent of testis), 허혈로 인한 고환 위축 등이 발생할 가능성을 감수해야만 했습니다. 복강경하 결찰술은 정관과 혈관 등 구조물을 건드리거나 조작할 필요가 거의 없기 때문에 중요 구조물의 손상을 줄일 수 있고 고환상승과 같은 합병증을 유발할 요인이 현저히 줄어든다는 점, 그리고 수술 도중 복부 내부 전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수술전에는 진단하지 못한 양측성(반대쪽 사타구니에 숨어있던) 탈장을 수술 도중 확인해서 동시에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점차 시행 비율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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