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대한핸드볼협회 관계자들이 핸드볼 선진국 독일 등 유럽을 순회하며 각국 핸드볼연맹 마케팅팀과 의견을 나눴을 때 나온 한결같은 목소리는 규칙 개정의 필요성이었다.
중세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역사를 가진 핸드볼은 19세기에 와서 오늘날과 같은 스포츠 형태로 자리 잡았지만 유난히 규칙이 바뀌지 않은 종목 중 하나다.
큰 인기를 끄는 유럽에서도 더 많은 관중과 광고 유치를 위해서는 규칙을 더 재미있게 바꿔야 한다는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TV 중계 때 광고를 더 많이 넣으려고 현재 전반과 후반으로 나뉜 경기 시간을 쿼터제로 하자는 방안을 비롯해 13m 이상 먼 거리에서 던지는 슛은 2득점으로 인정하자는 방안도 제시됐다.
한국핸드볼의 전매특허인 스카이슛도 2점을 주자는 방안과 함께 농구처럼 공격제한 시간을 도입하자는 안도 나왔다.
하지만 이같은 논의는 각국 핸드볼연맹 마케팅팀에서 나오는 목소리일 뿐 경기 규칙을 실제로 개정하는 권한을 가진 경기 파트에서는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경기 파트 관계자는 "지금도 핸드볼이 재미있는데 굳이 규칙을 개정할 필요가 있느냐, 시범적으로 2점슛 제도를 해보기도 했지만 경기력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며 코웃음을 쳤다.
그나마 근대 핸드볼에서 바뀐 규칙 중 하나는 득점이 일어난 뒤 상대팀 수비수가 하프라인을 넘어 자기 진영으로 가지 않아도 곧바로 공격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
이마저도 1990년대 말 국제대회에서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대한핸드볼협회 관계자는 "속공을 주무기로 하는 한국핸드볼은 골을 먹은 뒤 바로 공격을 시작해야 하는데 상대팀 선수들이 하프라인을 넘어가지 않아 속을 태운 적이 많았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핸드볼의 붐 조성을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 중인 한국핸드볼도 2점슛 도입 등을 검토하기도 했다.
협회관계자는 "여러 가지 규칙 개정 방안이 논의됐지만 국제경기 규칙이 바뀌지 않으면 국내에서도 도입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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