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금융은 대기업 기부금 1조원, 휴면예금 7000억 원, 금융회사 기부금 3000억 원 등 10년간 모두 2조원의 재원을 조성해 휴면예금은 미소금융중앙재단이, 기부금은 해당 기업과 금융회사들이 자율적으로 운용하게 된다.
삼성그룹 미소금융재단이 15일 수원에서 첫 사업장 문을 여는 것을 시작으로 KBㆍ우리ㆍ신한은행 등이 17일 재단을 설립하고 현대기아자동차, LG, SK, 포스코, 롯데 등도 이달이나 내년 1월중에 문을 열 것이라 한다.
미소금융은 재원조달과 운영방식 등을 놓고 관치논란이 빚어지기는 했으나 방글라데시의 그라민은행처럼 제대로 운영이 된다면 서민들의 든든한 자활대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리가 미소금융에 기대하는 것은 이 제도가 일방적인 시혜성 복지가 아니라 열심히 일하는 자립의 의지를 가진 서민들을 지원하는 효율성 높은 생산적 복지제도가 될 것이란 점에서다.
미소금융이 일회성 선심정책으로 끝나지 않고 성공적으로 뿌리 내리게 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우선 미소금융의 자율성을 떨어뜨리는 관료나 정치인들의 행태는 막아야 할 금기사항이다.
또 운영과정에서의 중앙재단의 부단한 간섭도 배제할 일이다. 특히 중요한 것은 모럴해저드를 막는 것이다. 재원이 한정된 만큼 일할 의지가 없는 사람들에게까지 퍼주기 식 운영이 되어선 안 된다. 자활의지, 사업계획의 타당성, 상환능력 등을 따져 적격자에게 대출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적정금리 책정은 물론이고 대출자금의 회수방안도 확실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재원이 고갈돼 사업을 지속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 금리는 4.5%의 저리다. 40% 이상의 이자를 요구하는 대부업체는 물론이고 대출금리가 12%인 저축은행에 비할 때 너무 낮다할 정도다.
미소금융이 상대할 대출자들의 형편을 감안할 때 금리가 너무 높아서도 안 되지만 도덕적 해이를 조장할 정도가 되어서도 곤란하다. 또 다른 서민금융기업에 타격을 줄 정도가 되어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또한 1억 원이란 대출상한도 너무 높다.
기업의 입장에선 미소금융 참여는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기업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하게 한다. 우리는 미소금융이 표퓰리즘의 산물이 아니라 진정으로 서민들을 미소 짓게 하는 자활 버팀목으로 정착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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