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7일 경기도 파주 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전지훈련 예비명단 29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자체 연습경기 때 자블라니를 처음 사용했다.
애초 국제축구연맹(FIFA)이 내년 초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32개국에 자블라니를 배포할 계획이지만 공인구 제작사인 아디다스 코리아의 도움을 받아 공 30개를 긴급 공수한 것이다.
자블라니는 한 개 가격만 해도 16만9천원으로 적지 않은 금액이고 국내 물량도 그리 많지 않다.
남아공 공용어 중 하나인 줄루어로 '축하하다'는 의미를 담은 자블라니는 미세한 특수 돌기를 공 전체 표면에 배치해 골키퍼가 잡기에 좋고 공이 날아가는 궤적의 안정성을 높여 정확한 슛이 가능하다. 또 2002년 한.일 월드컵 공인구였던 피버노바와 2006 독일 월드컵에 사용됐던 팀가이스트보다 온도와 날씨에도 공의 수축 등 변화가 거의 없다는 게 아디다스의 설명이다.
하지만 실제로 공을 차 봤던 선수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자블라니가 가장 먼저 사용된 건 공인구로 채택했던 올해 FIFA 클럽 월드컵에서다.
클럽 월드컵에 출전해 직접 이 공을 차 봤던 대표팀 예비 후보 수비수 김형일(포항)은 "공격수에게 무조건 유리하다.변화가 굉장히 심한 공이라서 무회전킥을 차는 선수들에 특히 유리하다"고 말했다.
올해 K-리그에서 베스트 11 골키퍼로 뽑혔던 포항의 주전 수문장 신화용 역시 "볼의 순간 스피드가 빠르고 순간적인 휘어짐이 많이 일어난다. 월드컵에서 골이 많이 터질 것 같다"며 골키퍼보다 필드 플레이어에게 유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표팀이 27일 자체 연습경기 때 자블라니를 사용했으나 눈밭에서 공을 차는 바람에 선수들이 정확한 느낌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았다. 다만 자블라니 공 표면에 특수 돌기가 있음에도 꿰맨 자국이 없어 물기 탓에 미끄러짐 현상이 많았다는 게 선수들의 반응이었다.
대표팀은 내년 1월4일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 루스텐버그-스페인 말라가로 이어지는 전지훈련 때 자블라니로 훈련하며 적응력을 높일 계획이다.
한국은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2차전 상대인 아르헨티나와 해발 1천700m가 넘는 요하네스버그에서 맞붙는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공의 속도는 빨라지고 비거리는 길어지는 게 일반적인 특징이다.
대표팀 전지훈련 장소이자 월드컵 기간 베이스캠프를 차릴 루스텐버그도 1천200m가 넘는 고지대다. 객관적인 전력 외에 승부에 영향을 미칠 공인구 자블라니에 얼마나 적응하느냐도 대표팀의 과제인 셈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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