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그대로
꾸밈도 걸침도 없으매
여기는 날개 없는 천사들 뿐
물방울 또르르 구르는 몸
아기 안은 엄마
더욱 아름다워
승천이라도 할 것 같은
모녀 또는 모자
생명의 신비
온탕서 갓 나와
발그레한 고운 몸에
안긴 아기
다독이는 아기 엄마
어느 미술 전시관에
저 숭고한 산 작품 있을까?
노모님 씻기는 중년 딸
아기 씻기는 새댁 엄마
손놀림도 고우니
천사의 욕탕인가
오~ 아름다워라
가식 없고 빈손이라
뽀얀 증기에 가리어
탕 안 모두는 선녀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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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8년. 경북 포항시 북구 기계면産, 한국시민문학협회 상임고문, 시집- 사모곡<思慕曲>
작품 `탕안의 여인들’은 노시인의 눈 앞에 펼쳐진 목욕탕 전경이다.
일상생활을 시적으로 승화시킨 `목욕탕 여인들’에서 우리는 리얼리즘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다. 이 한 편의 서정시가 빛나는 이유는 태생의 숭고한 정신을 그리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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