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모처럼 내린 눈이 서설(瑞雪)이 아니었다
대구에 모처럼 내린 눈이 서설(瑞雪)이 아니었다
  • 승인 2010.01.04 15:2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일 대구지역에도 온 산천이 새하얗게 눈이 내렸다. 이번 겨울 이렇게 많은 눈이 내린 것은 대구지역에선 처음이다.

아니 지난해 겨울에도 보지 못한 광경이다. 낮 12시 현재 5cm정도 눈으로 대구시내 길들이 빙판길로 변하면서 도로에는 차들의 접촉사고가 속출했는가하면 오도 가도 못하는 차들로 길이 막히는 교통대란이 일어나는 등 이날 하루 종일 대구 시가지를 몰살을 앓게 만들었다.

기상대에선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충청 강원 등의 중부지방과 경북 북부지방 등지에는 대설주의보를 내렸지만 대구지역에 이렇게 많은 눈이 내릴 것이란 예보가 없었던 관계로 준비 없이 나온 시민들을 당혹스럽게 했다.

이번 겨울 들어 지난해 12월 호남지방엔 대설이 내려 비닐하우스가 무너지는 등 피해가 발생했을 때도 대구지역에선 눈을 볼 수 없었다. 대구에 내린 이번 눈이 올 겨울 첫눈은 아니다. 지난해 12월 중순 눈송이가 한 두 차례 나풀거리긴 했지만 눈을 보았다는 시민들이 없을 정도로 적은 양이었다.

이처럼 기호ㆍ호남ㆍ호서지방에 2~3일씩 계속 눈이 내려 크고 작은 사고가 빈번했을 때도 대구지역을 중심으로 한 영남내륙지방에는 눈이 내리지 않거나 내려도 적은 양에 그쳤다. 이번에도 기상청에선 전국에 눈이 내릴 것으로 예보를 했지만 대구지역에 이처럼 많은 눈이 내릴 것으로 예보하지 않았다. 이에 시민들은 조금 내리다 그치겠지 하는 가벼운 마음에 나들이에 나선 것이 이 같은 교통대란의 발생 원인이다.

이 같은 안일한 생각은 지자체들도 마찬가지다. 오전 10시쯤부터 함박눈이 내렸는데도 대비에 나선 지자체는 한 곳도 없었다. 지난해 12월27일 불과 2.6cm 눈에 서울시 전체가 마비됐던 상황이 그대로 대구에서 되풀이 돼 나타난 것이다. 이런 사태 발생이 되풀이 되어선 공무원들의 나태나 무능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새해 들어 이 지역에선 좀처럼 보기 어려운 함박눈이 내리면서 우리는 이를 새해를 축복하는 서설(瑞雪)이 될 것을 기대했으나 시민들을 불편하게 만든 것을 보면 서설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옛날 농경시기엔 겨울에 많은 함박눈이 내리면 그해 보리농사의 풍년을 예고한다하여 서설로 여긴 게 사실이다.

지금도 눈은 산불을 막아주고 봄철 식수난을 덜어주는 등의 역할을 생각할 수 있으니 서설일 수 있지만 당국의 대응 미비로 오히려 불편만 주는 눈으로 바뀐 것이 못내 아쉽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