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습관
감정 습관
  • 승인 2018.02.19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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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국(전 메트라이프생명 영남본부장)


인간은 습관덩어리에 불과하다는 말이 있다. 젊으면 젊은대로 습관은 앞으로의 인생에서 중요하고, 나이가 많으면 많은대로 그의 습관은 그의 인생을 설명할 수 있고 때로는 증언할 수도 있다. 습관은 처음에는 머리카락 같았던 하나 하나의 행동들이 나중에는 강철과 같이 굳건해진다.

이러한 습관들은 감정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군대 생활을 했던 사람들은 군대에서 ‘얼차려’ 기억이 날 것이다.

가끔씩 얼차려를 받게 되는데, 묘하게도 얼차려를 받지 않으면 편하고 즐거워야 하는데 더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지금쯤 고참이 얼차려를 할 때가 되었는데 하면서, 아이러니하게도 얼차려의 고통과 불행을 기다리게 된다는 것이다. 감정 습관의 한 예이다.

남들이 보기에는 행복해야 할 사람들이 행복하지 못하고 스스로를 비하하고 불행하게 만드는 것, 역시 그동안의 삶에서 형성되었던 익숙한 감정 습관 때문이다. 뇌는 습관이 된 감정을 더 강화하고 확대하는데, 뇌가 불안이라는 감정에 익숙해져 있으면 우리는 불안을 유발하는 일에 필요 이상의 과민한 반응을 보이고, 좋지 않은 일이 생기면 더 큰 불행을 생각하고 걱정을 하게 된다. 반대로 행복이라는 감정에 습관이 되어있으면 뇌는 기분 좋은 일이 발생했을 때 더 크게 느끼며 확대해서 받아들이게 된다.

재미있는 것은 뇌는 좋은 감정, 행복한 감정을 선호하는 것이 아니라 불행한 감정이라도 익숙한 감정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1978년 심리학자 필립 브릭먼은 행복감에 대해 재미있는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대조적인 두 집단의 ‘행복’이라는 감정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관찰한 것이다. 한 집단은 복권에 당첨된 벼락 부자들이고, 다른 집단은 최근에 사고를 당해 불구가 된 사람들이었다. 당연히 복권 당첨자들의 행복도는 크게 증가되었고, 사고로 불구가 된 사람들의 행복도는 사고 전에 비해 크게 감소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서 다시 조사했더니 예상외의 결과가 나왔다. 복권 당첨자들의 행복도는 당첨되기 이전의 수준으로 낮아진 반면, 사고를 당한 사람들의 행복도는 사고 나기 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되었다. 이 실험은 아주 좋은 일이 생겼든 극도로 불행한 일이 생겼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인간은 기존의 감정 상태로 다시 돌아간다는 것을 보여준다.

즉 뇌는 나에게 이로운 것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 가졌던 익숙한 상태를 지키려고 노력한다. 이처럼 뇌는 선호하는 감정을 유지하려는 반면 반대 감정은 금새 망각되도록 하려한다.

어떻게하면 나의 뇌가 긍정적이고 행복한 감정습관을선호하고 익숙하게 할수 있을까? 그방법들을 알아보기로 하자.

첫째로 긍정적인 감정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분 좋을 때, 만족감을 느낄 때, 성취감을 느낄 때의 감정을 수첩에 메모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것이 감사 수첩이든 감정 수첩이든 말이다. 이러한 순간들을 적으며 다시 떠올려서 그 때 그감정을 다시 느끼도록 한다.

두 번째로 세로토닌이 분비되도록하고, 교감 신경계를 안정시키는 것이 긍정적인 감정 습관을 강화시킬 수 있다고 한다. 그 방법으로는 걷기, 햇볕을 쐬는 것, 맛을 음미하며 음식을 오래 씹는 것, 감사하는 마음, 자연을 느끼는 것 등이 세로토닌을 분비시키고 긍정적인 감정 습관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세 번째로는 마음 속의 이미지를 활용한 이미지 트레이닝과 자신감을 주는 주문을 하는 것이다. 마음이 편해질 수 있는 상상 속의 장소를 만들거나 경치가 좋은 호수나 산의 풍경을 떠올려 감정이 긍정의 스위치를 켜도록 한다. 사랑하는 사람이나 가족사진도 효과적일수 있다.

자신감을 불러일으키는 자신을 향한 주문도 감정 스위치를 긍정적으로 강화시킨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무디어 가는 감동이나 자신감, 희로애락의 감정을 활성화시키자. 살아있다는 것은 울고 웃고 사랑하고 감동하는 감정을 갖고 있는 상태이고, 그런 감정이 생명의 에너지이다. 긍정적인 감정 습관이 삶을 풍요롭게 하고 감동을 불러 일으킨다. 감동을 잃은 자는 죽은 자이다. 봄이 오는 소리와 향기가 대지와 바람에 움트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면, 우리들은 충분히 감동 받을 수 있는 사람이다. 그때 우리의 감정습관은 긍정의 에너지로 춤추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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