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우 칼럼] TK 국회의원들, 쪼그라든 대구·경북 살리기에 나서라
[윤덕우 칼럼] TK 국회의원들, 쪼그라든 대구·경북 살리기에 나서라
  • 승인 2018.02.23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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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우(주필 겸 편집국장)
일전에 ‘문재인 정권의 푸대접-대구는 뭘 먹고 살라꼬’ 제하의 칼럼을 썼다. 사실은 문재인 정권보다 더 책임이 있는 집단이 TK출신 국회의원들이다. TK출신 정치인들이 중앙 무대에서 대구·경북 발전을 위해 목소리를 크게 냈다면 TK가 이처럼 초라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들은 그동안 보수의 텃밭인 대구·경북에서 깃발만 꼽으면 당선됐던 사람들이다. 그래서 그런지 당선되면 지역발전에는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았다. 했다면 어떤 실적이 있는 지 묻고 싶다. 화장실 갈 때만 바쁘지 볼일 다보면 전혀 바쁜 일이 없어진다. 선거 때 한철만 부지런히 인사 다니면 또 당선되곤 했다.

동북지방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대구지역 취업자는 1년 전보다 3만8천명이 감소했다. 경북은 1만5천명이 줄었다. 결코 적은 수치가 아니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 여파와 경기침체로 도소매 숙박 음식점이 크게 줄었다. 대구는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일용직 일자리도 구하기 힘들다. 새벽부터 매일 약 40~50여 명의 사람들이 대구일일취업센터를 방문하지만 구직에 성공한 사람은 하루 10명 안팎이다. 이게 대구의 현실이다. 일자리가 없어 서글픈 대구. 한국GM이 군산공장 폐쇄를 결정하자 정부나 국회가 난리 났다. 대구에는 문 닫는다고 온 나라가 관심가질 만한 그런 대기업 하나 없다. 설상가상으로 대구의 미래를 책임질 대형 국비사업은 문재인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줄줄이 탈락했다. 대구산업선 철도 및 도시철도 연장사업, 수성알파시티의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 선정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정권이 바뀌면서 푸대접은 예상된 일이기도 하다. 앞으로 더 가혹한 상황이 전개될 지도 모른다. 대구시는 현재 금호워터폴리스 진입도로(신천동로 종점∼금호강변도로) 건설, 상화로 입체화 사업, 대구산업선 철도 건설, 도시철도 3호선 혁신도시 연장사업 등 총사업비 1조9천743억원 규모의 4개 사업을 추진 중이다. 향후 4차 산업혁명과 일자리 창출 등 정부 정책방향에 맞춘 사업도 추가 발굴해 국비사업을 신청할 예정이다.

그러나 대형국비사업들은 대구시장이나 공무원들의 노력만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TK정치권은 길들이기 하듯이 대구시장이 어찌하는지 팔짱끼고 구경만해서는 결코 안 된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속담이 있다. 호남지역 국회의원들처럼 TK출신 국회의원들이 당파를 초월해 한목소리로 도와줘야한다. 그들의 한목소리가 지금의 호남을 키웠다.

특히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제1야당이 된 마당에 지금까지와는 달라야 한다. 그건 대구시장 일이니까 하면서 양반집 아들처럼 점잔만 빼서는 안된다. 사생결단의 자세로 더욱 큰 목소리를 내야한다. TK가 문재인 정부에서 ‘개밥에 도토리 신세’나 ‘찬밥 신세’가 되지 않도록.

마침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지역숙원사업 해결을 위해 지난 13일 스스로 대구경북발전협의회 위원장을 맡았다. 홍대표는 이 협의회를 당차원에서 이끌어 보겠다고 약속했다. 사실 이 협의회는 5개월 전에 만들어졌으나 그동안 유명무실했다. 홍대표는 이날 지역숙원 사업인 대구취수원 이전 문제와 통합대구공항 이전문제 해결 의지를 피력했다. 이를 위해 차기 경북도지사와 시장후보들에게도 약속을 받아내겠다고 했다.

홍대표는 10여년전 자신이 원내대표 시절 대구취수원 이전을 위해 30억원의 예비타당성조사 예산을 반영했다며 공치사하기도 했다. 그렇게 해서 물문제가 해결된 줄 알았다는 보도도 있다. 지나가던 소가 들어도 웃을 일이다. 그렇긴 하지만 이번만은 속는 셈 치고 홍대표의 진정성을 믿고 싶다. 때맞춰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22일 대구를 방문해 취수원과 통합공항 이전 문제를 우선적으로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정치권의 말을 다 믿을 수는 없다.

그러니 그동안 복지부동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대구시 공무원들도 지역 정치권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소관 상임위 한두명의 국회의원에게만 부탁할 일이 아니라 TK출신 전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협조를 당부해야한다. 위기에 직면한 대구경제를 생각하면 자존심을 내세워 국회의원들과 힘겨루기할 일은 결코 아니다. 힘없는 짐승들도 포식자를 만나면 힘을 뭉쳐 벌떼처럼 대응한다. 경북도 쪼그라들기는 마찬가지다. 원자력클러스터 사업을 추진하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닭 쫒던 개 지붕쳐다보는 신세가 됐다. 급기야 원전해체센터 유치로 방향을 전환했지만 유치여부가 불확실하다. 경북지역의 SOC사업 등도 홀대를 받고 있다. 전국 각지를 돌아보면 경북지역이 제일 낙후됐음을 피부로 느낀다. 컬링으로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던 의성이 대표적인 낙후지역이다. 곳간이 가득차야 예절을 안다는 옛말도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모두가 TK지역을 어떻게 살릴지를 고민해야한다. 먹고살기 급한데 정치는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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