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대구한글서예협회장 취임 “한글서예 재부흥·저변확대 우선”
김정숙 대구한글서예협회장 취임 “한글서예 재부흥·저변확대 우선”
  • 박상협
  • 승인 2018.03.01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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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인·시인 함께하는 전시 추진
청소년·성인 체험 프로그램 마련
3인 공동회장서 단독체제로 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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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
서예는 한자를 기반으로 출발했다. 한문 중심이었던 조선시대에 한문서예가 전성기를 맞았지만 근대로 넘어오면서 약세로 돌아섰다. 그러다 한문서예와 한글서예를 병용하던 1970~80년부터 서예 인구가 팽창하기 시작했다. 이후 88년 예술의 전당에 서예관이 건립되고, 89년 원광대 서예과 설립을 시작으로 몇몇 대학에 서예과가 신설되는 등의 변화를 거쳐왔다 . 하지만 뒷심은 강하지 못해 21세기로 접어들면서 쇠퇴일로에 있다. 대학의 서예과 폐지는 오늘날 서예의 현주소를 함축하고 있다.

대구한글서예협회의 새 사령탑으로 취임한 김정숙 회장이 임기 내 설정한 목표는 ‘한글서예의 저변확대와 위상 제고’다. 단숨에 옛 명성을 되찾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차근차근 한글서예 부흥의 길을 이끄는 것이 목표다. 그녀는 한문이 아니라 한글서예여서 가능하다고 했다.

“요즘은 한자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서 한자서예는 어려워 해요. 반면에 초등학교 방과 후 수업에도 한글서예를 할 정도로 한글서예는 접근이 쉽습니다. 한글서예야말로 서예의 부흥을 이끌 수 있다고 믿어요.”

대구는 한글서예 강세지역이다. 2009년에 대구한글서예협회가 설립되고 3대(2017년)까지 류영희, 강국련, 류지혁 3인 공동회장 체제로 운영됐다. 3인 체제는 한글서예체의 다양성을 확보했고, 이는 대구한글서예를 대외적으로 인정받는 이유가 됐다. 4대 회장으로 취임한 김정숙은 협회 설립 이후 최초 단일회장이다. 전임 공동회장의 만장일치 추대가 있었다.

“처음 권유를 받고 너무 뜻밖이어서 놀랐고, 제가 하기에 너무 큰 자리라 손사레를 쳤어요. 전임 회장님들의 활동력이 아직 왕성하고 그 분들에 비해 내가 너무 모자란다는 생각을 했죠. 그러나 계속된 권유로 결국 수락했죠.”

김 회장은 대구예술대 서예과와 경주대 대학원 문화재학과를 졸업했다. 대한민국서예대전, 대구시서예대전, 매일서예문인화대전 등의 초대작가이며, 한국서예협회·매일초대작가회·한국서예정예작가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서예 입문 30년을 훌쩍 넘겼다. 대구한글서예협회 총무, 사무국장, 부지회장을 역임했다. 그녀의 다양한 이력이 대구한글서예협회 최초의 단독회장 추대 이유가 됐다.

“서예가 어려운 것은 해도 해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어요. 하나의 산을 오르면 또 다른 산이 기다리죠. 끝이 없다는 것이 힘든 점도 되지만 매력이 되기도 합니다. 끊임없이 매진할 대상이 있다는 것은 행복이니까요.”

미협, 서협, 재야 한글서예인 등 200여명의 회원과 3인 공동회장 체제로 운영해온 대구한글서예협회가 김 회장 취임으로 단독체제가 됐다. 그녀가 취임한 후 첫 행보가 조직정비다. 4명의 부회장과 사무국장, 총무, 그리고 이사들을 선임했다. 부회장을 예전과 달리 파트별로 한 명씩 선임해 역할분담과 전문성을 더했다. 이는 소통과 화합을 위한 포석이다.

“소통과 화합을 통해 회원 상호 간의 친목 도모가 먼저라고 봐요. 화합이 돼야 한글서예의 저변 확대와 협회의 위상 제고가 이어지니까요.”

대구한글서예협회는 해마다 협회전을 개최해왔다. 한글의 우수함을 널리 알리고 한글서예를 대구를 대표하는 분야로 특화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해마다 주제를 정해 협회전을 열고 있다.

김 회장도 협회전을 중심으로 청사진을 펼칠 계획이다. 여기에 서예의 저변확대를 위한 타 장르와의 교류협력을 추가한다.

“한글서예는 주로 시나 좋은 글귀를 소재로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작품소재로 쓴 시의 시인을 초대해 시에 얽힌 이야기를 듣는다면 더 충만한 전시가 되지 않겠어요? 여기에 초점을 맞추고 향후 협회전을 서예인과 시인이 함께 하는 행사로 이끌어갈 계획입니다.”

일반인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도 신경을 쓴다. 특히 청소년이 한글서예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 저변을 넓힐 계획이다.

“연필이나 볼펜으로 글씨를 쓰던 청소년들이 붓을 사용해보면 색다른 느낌에 호기심을 보입니다. 초등학교 방과 후 한글서예교실에 참여하는 아이들도 상당히 흥미를 느끼죠. 그런 모습을 보면서 한글서예의 가능성을 봅니다. 그들을 위한 미래투자에도 힘을 쓸 것입니다.”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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