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의료 환경을 개선하려면
열악한 의료 환경을 개선하려면
  • 승인 2018.03.11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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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엽 (이비인후과 원장)




최근 의료계에는 안타까운 사건들이 잇달아 일어나고 있다.

얼마전 이대목동병원에서 신생아 사망사건이 일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서울 아산병원에서 간호사가 자살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일어났으며 이로 인해 ‘영혼이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 라는 간호사 사회의 소위 태움이라는 문화가 화두로 떠올랐다.


이대 목동병원 신생아사망사건의 경우 역학조사를 시행한 질병관리본부가 3월 2일 경찰에 통보한 ‘감염경로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심정맥관을 통해 투여된 지질 영양제가 오염돼 패혈증이 발생했고, 주사제 준비 단계에서의 오염이 역학적 개연성이 있다’ 있다고 한다.

밀봉된 지질 영양제를 수액으로 투약하기까지를 주사제 준비 단계라고 하는데, 이 과정에서 간호사의 손을 통해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고의 경우 간호 인력이 충분하고 간호사의 숙련도가 높았더라면 미연에 예방할 수도 있었다는 말이다. 그러나 현 건강보험의 원가에도 못 미치는 저수가 정책하에서 간호사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현장에 간호사가 부족하다 보니 신규 채용되는 간호사들은 충분한 교육을 받지도 못한 채 바로 실제 의료현장에 투입될 수밖에 없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통상적으로 미국에서 추천하는 신규 간호사의 수습기간은 1년이나 한국의 경우 짧게는 한 달 길어봐야 석 달의 수습기간을 마친 후 혼자서 환자들 돌보게 된다.

턱없이 짧은 수습기간도 문제지만 가르치는 과정도 문제다.

대형병원 몇 곳을 제외하고는 교육전담간호사가 없어 현장에서 환자를 직접 돌보는 현직 선배 간호사가 자기 업무를 다 하면서 신입 교육 업무까지 감당해야 하는 구조이다.

그렇다 보니 교육과정이 체계적이지도 못할뿐더러 선배 간호사가 자기 업무뿐만 아니라 신규간호사 교육마저 책임져야 하다 보니 업무량이 과도해질 수밖에 없다.

아산병원 사건의 경우 신규 간호사가 충분한 수련도 받지 못한 채 생사를 가르는 의료현장에 바로 투입되어 과도한 업무량과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려 안타깝게도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것 일수도 있다.

결국 의료비가 낮아 인력을 충분히 뽑지 못해 최소 인력을 유지하다 보니 간호사의 업무부담이 과중해지고 이대목동병원 사건과 같은 사고를 최소화하기 위해 신규 간호사에게 단기간에 혹독한 훈련을 시키다 보니 아산병원 사건에서 드러난 ‘태움’ 같은 잘못된 문화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책임자 물색 및 처벌 같은 임기응변식 처방은 일회성 처방에 불과할 뿐이며 간호 인력 확충을 통한 근무환경 개선만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간호인력 확충을 통한 의료 환경 개선을 위해서 정부는 무었을 해야 할까?

정답은 단순명료하다.

간호행위에 대한 충분한 수가반영과 함께 비정상적으로 낮은 입원비를 포함한 의료비를 정상화시켜 병원에서 간호사 인력을 충분히 고용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저수가의 정상화가 열악한 의료환경 개선의 해결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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