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짧아 질문 못하고 변별력도 없어 맹탕 토론회” 지적
“시간 짧아 질문 못하고 변별력도 없어 맹탕 토론회” 지적
  • 김지홍
  • 승인 2018.04.09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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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식 軍공항 이전 비용 전액 국비 충당 달빛고속철 여객 수송률 낮을 것
◇이승천 선거운동 보름간 지지도 16.9%로 취수원 이전에 구미시 혜택 모색
◇임대윤 대구 위해선 경륜 있는 인물 필요 민간공항 활주로 더 늘려 국제화
민주당-대구시장후보토론회-2
더불어민주당은 9일 대구 수성구 TBC방송국에서 민주당 대구시장 경선에 나선 이승천·임대윤·이상식 후보(왼쪽부터)를 대상으로 TV토론회를 열었다. 김지홍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대구시장 후보를 가리는 경선 TV토론회가 9일 대구 수성구 TBC방송국에서 열렸다. 대구에서 사상 첫 진보 진영의 토론회여서 이목이 쏠렸다. 주도권 토론에서 이상식·이승천·임대윤 후보(가나다순)들은 상대방 주장의 논리적 허점을 파고들며 날선 공방을 이어갔다. 하지만 이날 토론회도 변별력 없는 ‘맹탕 토론회’라는 지적이 나왔다. 60분 토론 가운데 인사말, 마무리 발언 등을 뺀 50여분 동안 깊이있는 토론이 이어지긴 힘들었다는 평이다. 후보자들은 상대방을 공격하는 질문 시간(제한 시간 30초)에 자신의 공약을 설명하는 데 할애하기도 했다.

◇상대 후보에 경쟁력·도덕성 공격

후보들은 상대방에 대해 경쟁력과 도덕성 잣대를 들이댔다. 이상식 후보는 이승천 후보에게 “선거에 여러번 출마했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를 보였다. 국회의장 정무수석 경험이 있지만 그것이 행정 경험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이승천 후보는 “당시 대구는 민주당에 대해 관심도 없었고 당 지지도는 4%였다. 당의 요청으로 선거에 출마했고, 보름 동안 선거 운동하면서 16.9% 인지도를 기록했다. 이것이 인지도가 없는거냐”며 “정무수석을 하면서 예산 편성 과정과 정책 실현 방법 등에 대해 중앙 인맥을 쌓았고, 밑거름을 만들었다”고 응수했다.

이상식 후보는 임대윤 후보에게도 “피로감이 있다”고 견제구를 던졌다. 이 후보는 “자유한국당의 일당독점이 지속되면서 염증이 있듯 민주당에도 계속 같은 후보가 출마하면서 피로감이 쌓이는 것 같다”며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식상하다는 반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임 후보는 “대구는 경륜이 필요하다. 경찰 행정은 종합 행정이 아닌 치안 행정”이라며 “대구를 선택하지 않았다면 서울에서 벌써 국회의원 2~3선을 했겠지만 대구를 지켰고 이 자리에 있다. ‘임대윤 살아있다. 맡겨보자’는 분위기가 여전히 있다는 걸 이 후보도 알아주길 바란다”고 답했다.

이승천 후보는 이상식 후보의 부산지방경찰청장 시절 학교전담관 성추문 사태를 언급했다. 이승천 후보가 “이 사건이 부산 언론에 보도되면서 (이상식 후보가)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는데, 최근 미투 사건과 연계해 보면 위험한 사고라고 생각한다”고 묻자, 이상식 후보는 “스님과의 덕담 과정에서 와전된 발언”이라며 “당시 사건과 아무런 관련 사항이 없었지만 두달 후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책임지는 공직자의 모습을 보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대윤 후보에겐 대구시당 위원장을 역임하면서 당내 불거진 문제에 대해 질문이 집중됐다. 임 후보는 지난해 7월 시당 운영 관련 비리 의혹으로 당직 자격 정지 1년 중징계를 받은 바 있다. 임 후보는 이승천 후보가 “여러가지 당내 문제가 일어났다. 해명해보라”는 말에 “당 사무처장의 잘못이었지만 시당위원장인 제가 책임진거다. 이런 문제는 모두 해소됐기에 이번 선거에서도 예비후보로 등록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상식 후보도 “시당 위원장 시절 경찰까지 출동할만큼 문제가 있었다고 들었다”고 임 후보를 공격했다. 임 후보는 “당원당규를 지켜야 했고, 무엇보다 정당 운영자금은 시민들의 세금으로 충당되기 때문에 청렴하게 정치 자금을 사용해야 한다”고 답했다.

◇정책공약 ‘구체성·현실성’ 허점

상대후보의 정책공약도 지적됐다. 임대윤 후보는 이승천 후보에게 “취수원 이전에 대해 구체성이 없다. 낙동강 원수를 지키자는 것인지, 댐물을 지키자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취수원을 옮기기 위해선 지역간 갈등 해결이 먼저”라며 “구미시에 혜택이 돌아가는 방향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상식 후보는 임 후보에게 “대구와 광주를 이어주는 달빛고속철도 공약이 동서화합 등 정치적인 상징 효과가 있을 것 같다”면서도 “화물 수요는 있겠으나 여객 수송률은 없을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에 임 후보는 “좋은 질문”이라며 “고속철도의 종점이 서대구KTX역이 아닌 동대구역까지 이어져야 내륙 중심 교통이 된다. 그것이 대구가 살 길”이라고 말했다.

임 후보는 이상식 후보의 ‘동네 우물 500개 설치’ 공약을 들며 “우물이 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냐. 경비 등 관리자도 필요해진다”며 쏘아붙이자, 이 후보는 “우물로 물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한 적 없다. 수돗물 스마트시스템으로 하기 때문에 경비원은 필요 없다. 인근 주민들이 쉽게 사용하자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공항 이전 문제’ 같은 공약·다른 방법

지역의 현안이 된 통합공항 이전 문제는 민주당에서도 주요 정책으로 다뤄졌다. 세 후보는 군공항을 이전하고 민간공항은 그대로 두자는 똑같은 공약을 세웠지만 실질적인 해결 방법에선 다양한 입장을 내놓고 있다.

임대윤 후보(발언순)는 “간단하고 명료하다. 군공항만 이전하겠다. 민간공항은 두 개의 활주로를 하나의 활주로로 더 크게 늘려 국제화시키겠다”며 “군공항은 신설 이전이 필요하지만 전국 13개 부대를 한 군데 통합 확장하는 방법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상식 후보는 “정치적으로 성급하게 추진돼왔다. 소음은 주로 군용기에 발생하는데 민간공항까지 이전하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시장이 되면 군공항 이전의 비용을 전액 국비로 충당하겠다. 민간공항 활주로도 안심과 반야월 방면으로 늘리고, 고속도로는 지하화하는 방안이 있다”고 말했다.

이승천 후보는 “21세기 국가 도시 안에 경쟁은 공항”이라며 “의사 합의 도출을 위해 절차 제도를 도입하겠다. 국제 공항 허브화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지홍기자 kjh@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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