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보이고 가던 그날도
바람은 서럽게 울었다
해 맑은 그해 여름이
이유 없이 토라져 가 듯
그렇게 내게서 돌아서던 날
가로수도 생살 도려내듯
파란 생 잎 들을 하나 둘
비명 속에 뜯고 있었다
세월은 외로움을 보듬고
낙엽 같은 작은 꿈
거리를 뒹굴어 애 닳음은
작은 강을 건너고 말았다
등보이고 가버린 그 길에서
추억은 바람 속으로 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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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 전북 장수産, 현재 울산광역시 거주, 현) 시민문학 편집위원, 08년 낙동강문학 신인대상 수상, 단편소설집: 첫사랑,
<해설> 이별은 또 다른 만남을 예약한다지만 추억 속에서 만은 아름답게 남겨져야 할 것이다. 시간이 흘러 가끔씩 꺼내보는 색 바랜 이별은 묵혀 둔 간장처럼 진한 인생의 참 맛을 맛보게 해준다. 간직해서 약이 아닌 병이 될 추억이라면 과감히 버려도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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