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철 사진전, 토마갤러리
이수철 사진전, 토마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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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6.08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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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철 사진전, 토마갤러리

한 프레임에 담은 서귀포의 사계

시간 계절 바꾸며 공간 촬영

표현력 시공간의 확장 도전

시점 명확한 사진 일부 삽입

수단의 본질 끝까지 사수해
서귀포-1

분명 사진이다. 그런데 뭔가 비정상적이다. 초점이 맞지 않아 심하게 흔들린 형상을 하고 있다. 집중해서 보면 또 다르게도 보인다. 풍경을 독특한 감각으로 표현한 회화 같다. 사진작가 이수철의 작품 '비동시성-제주'다. '비동시성'은 작품을 이해하기 위한 주요 키워드라고 작가가 입을 열었다. "비동시성이란 같은 시공간에 과거와 현재가 비이성적으로 공존하고 있다는 의미다."


사진은 찰나의 예술이다. 흐르는 시간 속에 놓여진 대상을 정지화면에 박제한다. 그런데 한 화면에 과거와 현재가 공존한다? 만약 그렇다면 사진의 한계를 뛰어넘는 혁신에 가깝다. 그가 시간의 틈과 계절의 틈, 그리고 겹침의 미학이라고 했다.  


"특정장소를 4계절 시간을 달리하거나 2년 동안 한 계절을 찍었어요. 시간차를 두고 계절의 변화를 한 화면에 구현하는 방식으로 겹치는 방식을 택했죠. 여름에 비에 젖은 거리와 겨울 눈 쌓인 거리가 겹쳐지니 묘한 정서가 나왔어요."


장소는 제주다. 일본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서울생활이 적응이 되지 않아 제주살이를 꿈꿨다. 그러나 실천에 옮기지는 못했다. 삶의 터전을 옮기는 것이 쉽지 않았다. 제주는 마음 한 켠에 품었다가, 문득 정서적인 사진 작업을 해야겠다는 방향성이 정해지자 사진여행지로 선택됐다.


"사진을 안 할 결심을 하고 홍대 앞에서 가게를 했는데 학교 강의와 병행하다보니 지쳐갔죠. 가게는 접고, 강의도 줄였어요. 힘을 빼고 나니 이상하게도 사진이 하고 싶어졌어요.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용기도 생겨났죠."


종목은 디지털이다. 아름다운 사진, 디지털을 현란하게 사용하는 화려한 사진은 배제했다. 대신 서정성을 담아내면서도 디지털의 강점을 활용, 사진의 한계에 도전하고 싶었다. 그때 떠오른 장소가 제주였다. 이번 전시작은 제주도의 특정 장소를 1년 3개월 동안 시간차와 계절을 달리해 찍은 사진들이다.  


"처음에는 어디가 좋은지 몰랐지만 자꾸 다니다 보니 좋은 장소가 보이기 시작했죠. 관광명소나 단골여행지는 제외했어요. 철저하게 제 감성을 잡아끄는 장소가 선택됐어요."


여름을 제일 밑에 깔고 그 위에 겨울을 포개고, 가을을 포개고, 또 봄을 포갠다. 정해진 규칙 없이 직감으로 포개다 보면 4계절이 얹히고, 작품 속 이미지는 아련해진다. 물론 사진적 시점은 파괴된다. 순간포착이 아닌 사계절을 담았기 때문. 시간의 흐름 어느 시점을 순간포착 해 박제하는 사진의 본성으로부터의 해방이다.


작가는 시간을 작품 안에 붙들어 두는데 예술적 승부를 건 듯 보인다. 그러나 시간을 바라보는 시각은 일반적이지 않다. 시간을 연속선상에 두기보다 계절마다 그리고 기후 변화에 따른 시간을 선택해서 촬영해 겹친다. 시간의 파괴다. 그러나 분명 화폭에는 사계절의 시간이 고스란히 녹아든다. 


"사진이 가지는 표현의 확장력을 실험하면서 서정적인 사진을 얻고 싶었어요. 사진의 확장력이라면 시간성이라고 생각했죠."


분명 사진이다. 시간과 기법의 확장을 감행했지만 사진이라는 본성은 변함이 없다. 작가는 친절하게도 작품이 사진임을 분명하게 밝히는 장치를 화면 속에 마련한다. 풍경 중 일부를 네모꼴로 잘라 현시점을 알 수 있는 겹치지 않은 사진을 심는다.


그가 "사진의 본질을 지키면서 사진의 확장을 모색하고픈 메시지를 몇 가지 장치로 전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 그의 전시가 17일까지 대구 중구 김광석길에 위치한 예술상회토마, 토마갤러리에서.    황인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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