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에서 요한 바오로 2세의 시성 절차를 담당하고 있는 오데르 몬시뇨르는 “왜 성인인가”라는 제목의 이 책을 저술해 26일 출간했다. 이 책은 요한 바오로 2세가 교황이 되기 전 폴란드에서 주교로 있을 때에나 그 후 1978년 교황으로 선출된 후에도 모두 신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이런 고행을 했다고 밝혔다.
오데르 몬시뇨르는 요한 바오로 2세의 옷걸이에 특별한 가죽 벨트가 걸려 있었으며 이 벨트가 채찍처럼 사용됐다고 말했다. 오데르는 요한 바오로 2세가 주교 시절에는 자신을 부정하는 금욕 생활을 위해 종종 맨 마룻바닥에서 잠을 자기도 했다고 밝혔다.
아시시의 프란치스코를 비롯 가톨릭의 많은 성인은 영적 수련을 위해 자신을 채찍질하는 고행이나 금욕 생활을 했다. 오데르의 저서는 요한 바오로 2세가 건강이 나빠지자 자신이 불치의 병에 걸리거나 교황직을 수행할 수 없는 항구적 손상을 당할 경우 사임할 것이라는 문서를 보좌관들에게 준비하게 했다고 전했다.
요한 바오로 2세는 1981년 암살을 시도한 괴한의 총에 맞았으나 극적으로 회복된 후 8년 후인 1989년 2월15일 이 문서에 서명했다. 이 문서의 존재 여부는 그간 논란이 많았으나 이번에 처음으로 그 실체가 공개됐다.
만약 요한 바오로 2세가 스스로 사임하는 사태가 빚어졌으면 로마 가톨릭 교황으로는 1294년 이후 스스로 사임한 최초의 교황이 됐을 것이다. 요한 바오로 2세는 그러나 실제로는 선종 때까지 교황직에 머물렀으며 그것이 교회를 위해 바람직 하다고 말했다.
요한 바오로 2세는 한 차례의 암 수술을 포함해 여러 차례 수술을 받았으며 10년 이상 파킨슨병을 앓았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지난달 요한 바오로 2세가 신앙인으로서 영웅적인 삶을 살았다는 선언 문서에 서명해 요한 바오로 2세의 시성 절차에서 중요한 진전을 이루게 했다.
요한 바오로 2세는 이제 기적 부문의 공인을 거치면 성인으로 선포되기 전의 마지막 단계인 시복 단계에 오를 수 있다. 요한 바오로 2세의 기적 사례에는 그에게 기도한 후 파킨슨병이 나았다는 프랑스의 한 수녀 증언이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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