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내용을 보면 대구첨복단지는 합성신약과 정보기술(IT)기반 첨단의료기기를, 충북 오송은 바이오신약과 바이오테크놀로지(BT)기반 첨단의료기기로 특성화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대구경북이 바이오신약부문에 공을 들여왔지만 충북으로 넘어 감으로써 중대 이변이 생긴 점이다. 즉 삼성전자 바이오시밀러 사업이다.
충북이 바이오분야 특성화 지역으로 선정되면서 삼성이 충북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여간 심각한 일이 아니다. 이렇게 되면 5천억 원대 투자계획으로 알려지고 있는 삼성전자의 바이오시밀러 등 첨복단지 관련 핵심 사업 및 대기업 입주가 줄줄이 무너질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바이오신약 부문이 충북으로 넘어 가고 대구가 합성신약을 떠맡는다면 대구첨복단지에 올 기업이 얼마나 될지에 대한 답을 내놓은 연구결과가 있다. 대구경북첨복단지의 성공적 조성방안에 대한 용역의뢰를 맡은 모니터그룹의 최종 보고서다.
즉 SK케미컬 삼진제약 한국슈넬제약 등 대-중소제약사를 비롯 메디슨 코리아본뱅크 등이 바이오분야가 특성화되는 첨복단지에 입주의사가 있는 것으로 조사돼 있다. 대구첨복단지의 미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지역 의료계 관계자들도 같은 생각이다. 대구는 사업예산이 적게 들어가는 주로 단순복제약을 생산하는 제약업체 입주 가능성이 커진 반면, 충북은 장기적으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며 합성-바이오-천연물-나노 등 첨단기술 융복합 기반의 첨단신약 개발 및 장기사업 역량을 갖춘 대기업 입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그래서 “사실상 충북은 ’알맹이`를, 대구경북은 ’빈껍데기`를 가진 셈”이라고 개탄하는 것이다.
정운찬 국무총리는“대구경북과 충북 오송의 첨단의료복합단지가 차질 없이 추진되고 있음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자화자찬했지만 실상 대구경북은 첨복단지에 대한 기대가 상당부분 꺾인 상태다.
첨복단지를 자체 인프라. 재원, 민간투자 등을 하되 최근 융-복합 연구추세를 감안해 각 지자체가 자기 재원으로 타 분야 연구를 수행하는 것을 가능토록 하는 등 돈 들어 갈 일은 모두 지자체가 알아서 마련하라고 하니 이러고도 국책사업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정부결정을 그대로 수용할 것인지 여부를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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