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년 전 실종 후 獨 입양된 30대 경찰 도움으로 친부와 극적 재회
31년 전 실종 후 獨 입양된 30대 경찰 도움으로 친부와 극적 재회
  • 윤주민
  • 승인 2018.07.23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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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산격동 살던 이순애씨
시장서 할머니 찾다 길 잃어
대구경찰청 장기실종수사팀
아버지 요청에 원점 재수사
DNA 샘플 대조…사건 해결
장기실종입양아-85년5월추정찍은사진
이순애씨.(85년 5월 추정 찍은사진)
경찰이 31년간 끊긴 부정(父情)을 이어줬다. 어린 시절 독일로 입양된 30대 여성이 경찰의 도움으로 아버지와 극적인 재회를 하게 된 것이다.

1987년 1월, 대구 북구 산격동 대도시장 인근을 배회하다 실종된 이순애(여·36) 씨의 얘기다.

당시 5살이던 순애씨는 운수업을 하던 아버지의 상황이 여의치 않아 북구 산격동 할머니 집에 맡겨졌다. 그러던 어느날 순애 씨는 시장에 장을 보러 간 할머니를 찾아 집을 나섰다. 문제는 유동인구가 많은 전통시장에서 할머니를 찾기엔 순애 씨의 나이가 너무 어렸다. 결국 순애 씨는 길을 잃었고 대도시장 주변을 서성이다 경찰관에 발견됐다.

순애 씨는 대구시 관련 부서에 보호 의뢰가 돼 가족의 곁으로 돌아갈 날만을 기다렸다. 하지만 가족과의 연락이 닿지 않았고, 보호기관으로 넘겨졌다. 경북 구미에서 일을 하던 아버지 이세원 씨(56)는 딸이 실종된 사실을 뒤늦게 알았지만, 생활고 때문에 선뜻 나서지 못했다. 그렇게 부녀 지간은 31년을 생이별 하게 됐다.

부녀 상봉의 출발점은 2016년 세원 씨가 서부경찰서를 찾아 순애 씨를 찾아달라고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경찰은 병원 치료 기록과 카드 이용 내역 등 1년간 순애 씨의 행적을 찾아 나섰다. 공교롭게도 세월이 많이 흐른 탓에 수사에 진전이 없었고, 순애 씨 실종 사건은 미제 사건으로 묻히는 듯 했다.

하지만 대구지방경찰청 장기실종수사팀이 이 사건을 원점에서 재수사, 해외 입양 아동 행적 파악에 나섰고 중앙입양원 게시판을 열람하면서 순애 씨를 찾았다.

지난해 11월 “아버지를 찾고 싶다”며 중앙입양원에 도움을 요청한 것을 수사팀이 발견한 것. 확인 결과 생년월일, 입양 당시 사진과 현재 사진, 발견 당시 나이 등 모두 순애씨와 일치했다.

경찰은 정확성을 위해 중앙입양원의 협조를 얻어 순애 씨의 DNA 샘플을 국제우편으로 받아 세원 씨와 대조하기도 했다.

순애 씨는 24일 하키 선수인 남편과 함께 한국으로 와 아버지 세원 씨를 만난다.

윤주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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