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한국당 TK, ‘친박’ 사라졌나?
[기자수첩]한국당 TK, ‘친박’ 사라졌나?
  • 승인 2018.08.13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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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
정경부
요즘 한국당에는 계파가 없다? 일단 겉으로는 그렇게 보인다. 김병준 혁신비대위원장이 취임 일성으로 계파청산을 공언했고 최근 10여 년간 3번의 대통령 선거와 4번의 총선을 거치면서 친이(親李)와 친박(親朴), 친박과 비박 이 지긋지긋한 계파싸움이 보수당의 분열과 몰락으로 이어진 원인이 됐다는 시각을 외면할 수 없는 형편이 됐다.

물론, 일부 친박 색채가 강한 의원들이 가끔씩 계파 입장의 목소리를 내지만 요즘에는 거의 없다. 또, 비박 색채가 강한 의원들도 계파의 ‘계’자도 꺼내지 않고 있다.

한국당 TK(대구·경북)의원들은 요즘 대구 취수원 이전, 최저임금, 폭염대책, 전기료 누진제, 탈원전 문제 등 정부정책에 대한 강한 비판을 하며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근 문대통령의 지속적 지지율 하락이 곧바로 한국당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지는 않지만 ‘집나간 토끼’를 잡기 위해선 지리한 계파싸움보다는 여론을 등에 업은 잘못된 정부정책 비판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계파는 ‘줄세우기’, ‘패거리정치’로 이어지다 보니 ‘정책중심’보다는 ‘사람중심’으로 모여 자연스럽게 공천과 이어졌다. 같은 당이면서도 한쪽계파가 패권을 잡으면 다른 계파를 공천에서 배제시키고 또, 반대현상이 일어나다 보니 당이 바람잘날 없는 상황이 지속됐던 것이다.

현재 대구에는 한국당 소속 국회의원이 9명(비례대표 달서병 강효상 의원 포함)이 있고 경북에는 11명이 있다.

지난 총선에서 일부 몇 명을 제외하고 ‘친박 프레임’으로 당선된 의원들이 많다. 당시에는 박 전 대통령의 인기가 괜찮았고 이른바 ‘진박마케팅’을 통해 실제로 많은 의원들이 당선됐다.

그러나, 그 이후 탄핵과정과 대선, 지방선거를 이어오면서 ‘제목소리를 못낸다’, ‘눈치를 본다’, ‘TK의원들은 모래알이다’는 비판도 무수히 받아왔다.

실제 TK 외 지역에서 당선된 친박 의원들은 박 전 대통령 탄핵 반대에 목소리를 높였지만 TK의원들은 일부 몇몇 의원을 제외하고 탄핵반대 집회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도 않아 눈치보기에 급급한 게 아니냐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일단 한국당에는 거의 계파가 없어진 것으로 보인다. TK 의원들이 움직여주지 않으면 한국당 내 친박 목소리는 공허한 메아리에 그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박 전 대통령의 근거지이자 보수의 성지로 일컬어지는 곳이 TK이기 때문이다.

향후 김병준 비대위 체제가 물러나고 전당대회를 통한 새로운 대표가 등장하면 정치상황과 프레임이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지만 이제 TK의원들 머릿속에는 ‘친박’이라는 두 글자는 지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친박 꼬리표를 계속 달고 다니면 2020년 총선 공천 따기가 더욱 힘든 상황이 됐다.

물론 예전 친노로 대표되던 열린우리당 몰락이 오늘날 더불어민주당으로 화려하게 부활한 지금과 같은 일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한국당의 현실은 그렇게 녹록해 보이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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