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 ‘황제혜택’ 누굴 위한 농협인가
임직원 ‘황제혜택’ 누굴 위한 농협인가
  • 강선일
  • 승인 2018.10.16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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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명 중 1명이 억대 연봉자
주택구입자금 이자 0%대
금융소비자 보호는 ‘뒷짐’
지도·교육 전담자 5명 뿐
보이스피싱 피해 ‘눈덩이’
NH농협 임직원 5명 중 1명은 1억 원 이상을 받는 고액연봉자인데다 농협에서 임직원들에게 제공하는 주택구입 대출이자는 0%대인 ‘황제혜택’을 지원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농가소득 5천만 원 시대’ 조기 달성과 농업인 보이스피싱(전화사기) 피해예방에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겠다던 농협이 농업인보다 임직원 소득증대에만 열중하고 있는 것이다.

1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소속 정운천(전주시 을)·이만희(영천·청도) 의원의 농협중앙회 국감자료에 따르면 중앙회를 비롯 농협금융 및 경제지주와 농협은행, 농협생명·손해보험 등 농협 8대 법인 임직원 중 연봉 1억 원 이상 수령자는 작년 기준 3천878명으로 전체 임직원 1만9천946명의 19.4%에 달했다. 2013년 연봉 1억 원 이상 임직원 1천973명 대비 2배 정도 증가한 수치다.

8대 법인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7천703만 원으로 중앙회가 9천148만 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금융지주 8천661만 원 △농협은행 7천764만 원 △경제지주 7천544만 원 등의 순이었다. 농협은 명예퇴직금도 후했다. 지난해 790명에게 1인당 평균 2억5천600만 원에 달하는 총 2천24억 원의 명예퇴직금을 주는 등 2013년부터 5년간 2천752명에게 총 5천912억 원을 지급했다.

특히 직원들에게 주택구입자금 대출을 해주면서, 대출이자에 대한 ‘페이백(payback)’을 통해 0%대 특혜금리를 제공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2008년부터 직원 주택구입자금 대출건에 대해 2.87% 이자를 보전해 1년동안 납부한 대출이자를 다음해에 현금으로 일괄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자 보전기간은 총 10년으로 한도인 1억원 기준 1년에 287만원씩 10년간 2천870만 원에 달한다.

이에 따른 실제 대출이자율은 2016년 0.13%, 지난해 0.22% 수준으로 2008년부터 현재까지 10년간 지원액이 무려 393억 원에 달하고, 혜택을 본 직원만도 4천305명에 이른다. 농협 임직원들이 ‘배를 불리는’ 동안 농민들의 생활은 갈수록 궁핍해져 작년 기준 농가당 평균 소득은 3천824만 원에 그친 반면, 농가부채는 2천638만 원에 달했다.

또한 상당수 고령농업인을 고객으로 둔 전국 4천700여 개 농·축협 점포의 보이스피싱 발생건수와 피해금액은 △2015년 2천904건, 171억여원 △2016년 2천973건, 154억여 원 △2017년 4천557건, 301억여 원 등으로 급증하고, 올해는 8월말까지 4천52건, 316억여 원의 피해발생에도 불구 이를 지도·교육하는 전담직원은 단 5명에 불과해 예방적 금융보호시스템 구축에는 뒷짐만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의원 등은 “농민수는 급감하고 농업소득은 정체되는 등 농업·농촌이 어려움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농협이 농협만을 위한’ 조직이 돼 간다”면서 “‘농가소득 5천만 원’이란 허울좋은 구호만 외칠 것이 아니라 농민을 위한 조직으로 거듭나도록 강력한 조직쇄신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강선일·이창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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