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밀밭의 파수꾼, 기성세대에 대한 반항 표출
호밀밭의 파수꾼, 기성세대에 대한 반항 표출
  • 배수경
  • 승인 2018.10.25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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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린저 소설 ‘호밀밭의 파수꾼’
청소년기 성장통 진솔하게 그려내
오늘날 ‘현대 100대 영문소설’ 선정
호밀밭의파수꾼
소설 ‘호밀밭의 파수꾼’
누적판매부수 7천만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고전 1위, TIME지 선정 현대 100대 영문소설 중 하나, 모든 청춘들에게 바치는 위대한 걸작. ‘호밀밭의 파수꾼’ 앞에 붙은 수식어들이다.

이 책은 주인공 홀든 콜필드가 명문사립고에서 세 번째 퇴학을 앞두고 스스로 기숙사를 나와 방황하던 3일간의 기록이다. ‘질풍노도의 시기’라 불리는 청소년기를 통과하며 겪는 성장통을 그들의 목소리로 그려낸 작품이라 젊은이들에게는 필독서로 여겨지는 책이기도 하다.

허위와 위선으로 가득한 세상에 대한 콜필드의 반항은 기껏해야 비속어를 섞어 이야기하며 냉소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에 그친다. 지금은 20세기 최고의 미국 소설로 손꼽히고 있지만 한때는 금서로 지정되기도 했다.

어른들의 시각에서 보자면 문제아지만 콜필드는 마음 깊숙이 ‘순수’를 간직하고 있다. 특히 여동생 피비와 함께 있을 때 그의 순수함은 더욱 잘 나타난다. 그것을 가장 잘 나타내 주는 장면이 바로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은 그의 바람을 이야기하는 장면.

“내가 할 일은 아이들이 절벽으로 떨어질 것 같으면 재빨리 붙잡아 주는 거야. 온종일 그 일만 하는 거야. 말하자면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다고나 할까. 바보같은 얘기라는 건 알고 있어. 하지만 정말 내가 되고 싶은 건 그거야.”

여기에서 그 역시 절벽으로 떨어지려는 자신을 누군가가 잡아주기를 바라는 소망을 표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호밀밭의 파수꾼은 로버트 번스의 시이자 스코틀랜드 민요 ‘Comin’ Through The Rye’에서 따온 제목이다. 원곡에서는 ‘어떤 사람이 호밀밭에서 한사람을 만난다면’(If a body meet a body comin’ through the rye)이지만 콜필드는 ‘어떤 사람이 한사람을 붙잡는다면’(If a body catch a body comin’ through the rye)으로 착각을 하고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다는 꿈을 떠올린다. 우리나라에서는 ‘나아가자 동무들아. 어깨를 걸고’로 시작되는 ‘들놀이’로 친숙한 곡이다.

청소년기의 필독서처럼 여겨지지만 읽을 때마다 느낌이 달라지는 소설이다.

오늘 다시 ‘호밀밭의 파수꾼’을 꺼내 읽어보자. 더 이상 이 소설에 공감하지 못한다면 당신도 어느새 기성세대가 되어버린 건지도 모른다.

배수경기자 micbae@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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