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헤미안 랩소디', 전설의 귀환…록밴드 ‘퀸’ 명곡 대향연
'보헤미안 랩소디', 전설의 귀환…록밴드 ‘퀸’ 명곡 대향연
  • 배수경
  • 승인 2018.11.01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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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싱어 머큐리 삶 그리며
시선·행동·버릇 완벽 재현
실제 멤버 참여 완성도 높여
오리지널 사운드 노래 ‘백미’
보헤미안랩소디
보헤미안 랩소디 컷.

자주 듣던 라디오 음악프로그램에서 가끔씩 마지막을 장식하는 곡이 있다. ‘시간이 허락하는 데까지 듣겠다’는 멘트와 함께. 그 곡이 바로 무려 6분에 이르는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다.

영국의 두 번째 여왕이라 불리는 퀸이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로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음악은 추억이다. ‘보헤미안 랩소디’를 보며 지나간 청춘의 한때를 다시 떠올리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개봉한지 이틀이 지났을 뿐이지만 벌써부터 퀸 열풍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한번 더 보러 오겠다는 관객도 많다. 엄마가 딸에게, 아들이 아빠에게 권하는 영화로 세대를 뛰어넘는 음악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부적응자들을 위해 연주하는 부적응자들’, 그들 스스로가 밴드를 규정지었던 말이다.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음악적 시도를 했으면서도 대중들의 전폭적 지지를 받았던 그들의 음악세계가 134분에 압축되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아는 인물을 표현해야 할 경우에는 위험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과연 주연 라미 말렉이 프레디 머큐리를 제대로 표현해 낼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다. 영화 초반에는 프레디 머큐리를 연기하는 라미 말렉이 보였다면 영화가 종반으로 향해 갈수록 라미 말렉과 프레디 머큐리를 구분짓는 것이 무의미하게 느껴질 정도다.

잔지바르 출신의 이민자 가정에서 자란 파록 버사라가 그룹 퀸의 리드싱어 프레디 머큐리가 되고 전설로 남기까지의 과정이 귀에 익은 그들의 히트곡과 함께 그려진다.

실제 멤버인 브라이언 메이와 로저 테일러가 영화 제작에 직접 참여해 리얼리티를 살리는 데 한몫했다.

 

우리나라에서는 금지곡이 되어 89년 해금될 때까지 ‘빽판’(해적판)으로 록 팬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던 보헤미안 랩소디의 탄생과정도 흥미롭다.

해외 투어 공연 중 브라질 리우에서 관중들이 ‘러브 오브 마이 라이프(Love of my life)’를 부르는 모습은 멤버들은 물론 보고있는 관객들에게도 전율을 선사한다. 이에 착안해서 관중 참여형 노래 ‘위 윌 록 유(We will rock you)’를 작곡하는 모습도 재미가 있다. 퀸 멤버의 아내까지 동원해서 쿵쿵짝, 쿵쿵짝 리듬을 만들어 갈때는 함께 발구르고 손뼉치고 싶은 충동을 참아내는 것이 힘들 정도다.

프레디 머큐리를 얘기하자면 그의 성정체성에 대해서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그의 연인이자 뮤즈였던 메리 오스틴(루시 보인턴)과의 사랑에도 불구하고 동성 애인에게 빠져드는 그의 모습이 안타깝다.

무대에서의 화려한 모습과는 달리 외로움과 결핍을 껴안고 살았던 프레디가 메리의 집 창문을 보면서 스탠드를 켰다 껐다 하는 모습에서는 개츠비가 데이지의 집 창문의 불빛을 바라보는 장면이 떠오르기도 한다. 흥미 위주의 서사보다는 그들의 음악이 주가 되는 이 영화의 마지막 20분은 관객들에게 진짜 콘서트 장에 와 있는 듯한 흥분을 선사한다.

1985년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아프리카 기아돕기 ‘라이브 에이드(Live aid)’는 7만명이 넘는 관객을 앞에 두고 150개국 중계로 전세계 19억명이 시청했던 대규모 공연이다. 그가 피아노를 치면서 부르는 보헤미안 랩소디는 가사를 음미하며 들으면 스스로에게 던지는 혼잣말인 듯 느껴져 더욱 애잔하게 느껴진다.

영화가 끝난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도 끝까지 자리를 뜨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이왕이면 프레디 머큐리의 공연 영상과 함께 이어지는 노래 ‘Show must go on’까지 듣고 일어서도록 하자.

 

영화를 보러 가기전, 혹은 보고 난 뒤에라도 라이브에이드(Live Aid) 공연 실황 영상을 찾아보면 좋다.

스무곡이 넘는 퀸의 노래를 그들이 부른 오리지널 사운드로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있는 영화다. 이왕이면 스크린 X관이나 사운드가 좋은 돌비 애트모스 관을 찾아 관람하는 것을 추천한다.

프레디 머큐리가 떠난지 27년이 흘렀지만 퀸은 여전히 과거가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다. 그들의 노래를 빌어 “You are the champions”라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

배수경기자 micbae@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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