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첫 음성
아침을 여는 첫 음성
  • 승인 2018.11.04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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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하

식사하이소/ 식사하이소/ 쌀쌀한 아침 7시

주인아주머니 첫 음성에/ 아침은 열리고 있다

연로하신 시아버지/ 중풍으로 건강 안 좋은 남편

벌써 15년 째 맏며느리 가장/ 장애인 돌보는 활동보조 일로

기계처럼 쉼 없는 하루

요즘은 허리가 아프다며/ 일주일에 한두 번

수영장을 가는 유일한 기쁨

일주일에 한두 번/ 동네 한의원 침 치료 아픔에도

마당에 화분 자식 키우듯이/ 정성스럽게 가꾸는 모습

이웃사람께 넉넉하신 인정/ 언제부터 주인아주머니를

내가 대구 엄마라고 부른다

올 겨울 안춥어야 되제/ 보일러 기름을 넣어둬야

물배관이 터지지 않는다며/ 바람이 차가워질 수 록

이마에 주름도 굵어지고

내 마음 한 곳 남모르게/ 매서운 찬바람만 스쳐온다

◇고경하 = 1965년 광주출생. 2017년 상주동학문학제 상주동학농민혁명기념문집 [우리는 하나] 특별상 [해풍에 피어나는 동백꽃이여]. 시월문학제. 웹진 문학마실. 민족작가연합 평화통일공동시집 [도보다리에서 울다 웃다] 창작詩 출품, 민족작가연합 회원.

<해설> 따스한 햇살을 가슴에 안고 살면 평범하고 당연한 말속에 진리가 담겨있음을 저절로 안다. 받는 기쁨은 짧고 주는 기쁨은 길다. 늘 기쁘게 사는 사람은 주는 기쁨을 가진 사람이다.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진정 함께할 수 있는 마음인데, 너무 당연할 줄 알면서도 행하지 않는 세상이 무척 안타깝다. 들새와 산나물은 사람의 손으로 가꾸지 않고 기르지 않아도 저절로 잘 자라고 그 맵시와 향기와 맛이 뛰어나다. 사람도 세상이 만든 틀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천성을 잘 지켜나가면, 나날이 기적의 신품을 낳는 자연의 솜씨를 따라갈 수 있을 것이다. -성군경(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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