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 신상옥 감독의 ‘로맨스빠빠’로 데뷔한 신성일은 지금까지 500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했다. 1960년대 최고의 청춘스타였던 그는 1967년 한해에만 그가 주연한 영화 51편이 극장에 상영되는 등 대체 불가의 배우였다. 만 76세이던 2013년에도 ‘야관문:욕망의 꽃’ 주연을 맡았고 최근까지도 영화 ‘소확행’(가제)을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기획을 하고 주연을 맡을 예정이었던 ‘소확행’은 이장호 감독이 연출을 하고 안성기, 박중훈의 출연이 예정되어 있었다. 지난해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한국영화회고전’을 통해 그의 작품 8편을 상영하기도 했다.
신성일, 그는 떠났지만 그가 남긴 작품들은 영원히 우리 곁에 남아있다. ‘배우의 신화, 영원한 스타‘인 그의 대표작 몇 편을 살펴본다.
◇맨발의 청춘(1964)
맨발의 청춘은 신성일을 당대 최고의 스타로 올려놓은 작품이다.
건달생활을 하는 두수(신성일)와 부잣집 외동딸인 요안나(엄앵란)의 비극적인 사랑이야기다.
신분의 차이로 인해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으로 결국 자살하고 마는 두 사람의 이야기는 로미오와 줄리엣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둘의 장례식 장면도 극명하게 대비가 되는데 요안나의 성대한 장례식과 달리 두수는 쓸쓸히 리어카에 실려간다. 죽은 두수의 친구인 트위스트 김이 자신의 구두를 벗어 신겨주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만추(1966)
모범수로 특별휴가를 나온 여죄수와 위폐범으로 쫓기던 남자가 기차 안에서 만나 짧고 애틋한 사랑을 나누는 이야기로 한국 멜로 영화의 고전으로 손꼽힌다. 1982년에 김혜자, 정동환 주연으로, 2011년에는 탕웨이, 현빈 주연으로 리메이크 되기도 했다.
그가 자신의 출연작 중 가장 아끼는 작품으로 이 작품을 꼽기도 했으나 아쉽게도 국내에 필름이 남아있지 않아 볼 수가 없다. 북한에 필름이 소장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내년 한국영화100주년을 맞아 복사본으로라도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안개(1967)
김수용 감독, 신성일, 윤정희 주연의 안개는 소설 ‘무진기행’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신성일이 30세 때 찍은 작품으로 정작 자신은 너무 바빠서 이 작품을 찍기만 하고 보지는 못했다는 후일담을 밝히기도 했다.
◇길소뜸(1986)
임권택 감독의 길소뜸은 신성일이 중년의 깊이있는 연기를 보여준 작품이다. 1983년 시작된 ’이산가족찾기‘ 방송을 모티브로 김지미와 함께 출연해서 분단의 아픔과 이산의 고통을 보여준 영화이다. 동시녹음으로 신성일의 육성을 처음으로 들을 수 있었던 영화이기도 하다.
배수경기자 micbae@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