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서던알프스 산봉우리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서던알프스 산봉우리
  • 박윤수
  • 승인 2018.11.22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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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최고 청정지 테카포
별이 가장 잘 보이는 지역
빙하 흘러온 ‘테카포 호수’
현지 최고 높이 마운트 쿡
호수에 비친 풍경에 감탄
다시 찾은 크라이스트처치
전망대서 도심 구석구석 구경
저녁엔 섬너비치 공원 방문
야경과 음식으로 아쉬움 달래
16박17일 자유여행 마무리

박윤수의 길따라 세계로-뉴질랜드 남섬 여행과 밀포드트레킹<8.끝>, 테카포-크라이스트처치

숙소에서 퀸즈타운 공항으로 가서 렌터카를 인수하려고 예약증을 주고 인적사항을 기입하는데 자꾸 추가 보험을 들어야 한다고 요구한다. 빠뜨린 항목 없이 사전 예약하고 지불했는데도 더 들어야 한다고 한다. 하는 수 없이 100뉴질랜드달러(NZD) 정도 추가로 계산하고 렌터카를 인수해 숙소로 돌아왔다.

오전 11시쯤 느긋하게 숙소를 출발해 테카포(Lake Tekapo)로 향한다. 가는 길에 있는 마트에 들러 장을 보고 깁슨밸리(Gibbson Valley)의 와이너리에 들러 뉴질랜드 와인 테이스팅을 해본다. 여러 종류의 와인을 맛보고 입맛에 맞는 와인을 구입하고, 쇼핑할 게 있다는 일행들의 요청에 애로우타운을 경유했다.

푸카키호수
푸카키호수.

테카포로 가는 길에 푸카키 호수의 연어 양식장에 들렀는데 여행객이 너무 많아 잠시 둘러보고 나왔다. 푸카키호수 전망대에 차를 멈추고 청명한 하늘의 눈부신 햇살, 시리도록 푸른 푸카키 호수, 그리고 저 멀리 하얀 영봉의 마운트쿡의 티없는 경치를 둘러봤다. 휴게소 안으로 들어가니 연어를 팔고 있었다. 포장 된 연어를 하나 사서 나누어 먹어 보니 모두들 눈이 휘둥그레진다. 한국에서 먹던 연어와는 비교 할 수 없는 맛이었다.

휴게소에서 차를 돌려 다시 연어양식장으로 가서 저녁에 먹을 연어회(35NZD/kg)를 산 뒤 테카포로 향했다. 가는 도중 푸카키 호수변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먹는다. 차를 세우면 공원이고, 피크닉장이 되는 환상적인 드라이브이다.
 

테카포일몰
테카포의 일몰.

테카포는 서던알프스산들을 바라보기 좋은 곳이며 목가적이고 빼어난 풍광을 간직하고 있는 곳으로, 일몰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해가는 풍경에 넋을 놓고 하염없이 멍 때릴 수 있는 곳이다. 테카포 호수는 특히 빙하가 녹으면서 물이 흘러 들어오는데 이를 ‘빙하의 눈물’이라 부른다. 빙하의 침식작용에 의한 암석성분이 물에 녹아 부드럽고 풍부한 옥색 빛을 품고 있는 호수 너머로 만년설을 이고 있는 마운트쿡이 보인다. 테카포 호수에 면한 300여 주민들이 사는 곳, 단체 여행객들은 잠깐 선한 목자의 교회를 둘러보곤 이내 크라이스트처치로 가버린다.
 

선한목자의교회
1935년에 세워진 작고 아름다운 ‘선한목자의 교회’

오후6시 석양에 붉게 물드는 테카포 호수 주변을 거닐러 숙소를 나선다.테카포 호수의 일몰을 보면서 다리를 건너 선한 목자의 교회(Church of Good Shepherd)로 가 본다. 테카포 호수옆, 1935년에 완공 된 교회는 세계에서 가장 작으며, 가장 아름다운 교회라고 한다. 교회 앞에서 보이는 풍경은 저녁 노을에 마운트 쿡이 호수에 비치는 일몰의 반영과 밀키블루의 호수와 어울려 숨막힐 듯 아름답다.
 

양몰이개
선한목자교회 옆 양몰이개 동상. 개척시대 인간들을 위해 헌신한 개들을 기리기 위해 세웠다

교회 옆에는 양몰이개(Mackenzie Sheep Dog) 동상이 있다. 개척시대에 부상 당한 주인을 살려내거나, 길 잃은 양을 데려 오는 등 양몰이 개들의 헌신적인 활약을 기리기 위해 세운 것이다.

테카포는 뉴질랜드에서 가장 청정한 곳으로 밤하늘의 별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테카포의 40평형 2개의 아파트형 숙소(600NZD)는 베란다에서 호수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곳으로 집 뒤에는 퍼블릭 골프장이 있다. 늦지도 않은 시각 라운딩을 하자는 의견에 클럽하우스를 방문 하니, 오후 3시 이후에는 티업을 할 수 없다고 한다. 호숫가 산책을 마치고 해가 진 후 숙소로 돌아와 낮에 구입한 연어와 초록 홍합 그리고 와인과 함께 여정을 마무리 하는 소회를 나눴다. 아름다운 테카포의 밤은 그렇게 깊어만 갔다.
 

리털튼항구
곤돌라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크라이스트처치.

다음날 오전 9시 테카포 출발, 구글 내비게이션을 켜고 입국할 때 못 간 크라이스트처치 곤돌라 전망대로 향했다. 구불구불 산길로 안내한다. 곤돌라를 타기 위해서는 도심광장으로 가야 될 것 같은데 내비게이션은 캐빈디시산(Mt Cavendish 400m) 정상의 구불구불한 임도를 지나 곤돌라 공원으로 안내했다. 목적지를 곤돌라 승강장이 아니라 전망대로 한 탓이었다. 전망대가 보이는 임도 한켠에 차를 세우고, 10여분 걸어 전망대 도착했다. 오후 1시30분 3층 전망대에서 크라이스트처치를 내려다본다. 태평양으로 향하는 리틀턴 항구와 서던알프스의 연봉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친절한 구글 내비 덕에 곤돌라를 타지 않고도 전망대에 올라 크라이스트처치 구석구석을 볼 수 있었다.

다시 대성당 인근의 숙소에 체크인을 하고 걸어서 시내를 다녀본다. 관광시즌이 끝날 때 쯤 이어서 그런지 도심이 한산하다. 저녁거리를 장만하기 위해 마트도 조용하다. 뉴질랜드의 마지막 밤을 위해 마트에서 최고등급(NZD50/kg)의 소고기부터 등급별로 다양하게 고기를 샀다.
 

크라이스트처치피크닉공원
크라이스트처치 피크닉공원.

숙소로 다시 와서 차를 가지고 페가서스만(Pegasus Bay)이 보이는 섬너비치 피크닉공원에서 마지막 저녁을 즐긴다. 스테이크와 달콤한 와인, 아름다운 크라이스트처치의 야경과 함께 이야기 꽃을 피우며 아름다운 남국의 밤을 즐긴다.

뉴질랜드의 마지막 날 아침 일찍 크라이스트처치공항으로 이동해 렌터카를 반납하고 짐을 부쳤다. 공항에서 가벼운 아침을 하고 숙제를 마친 홀가분한 마음으로 싱가폴 항공에 올랐다. 크라이스트처치를 출발, 싱가포르를 경유해 다음날 아침 8시에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평소 걷고 싶었던 뉴질랜드 밀포드트레킹, 그리고 가까운 이들과의 남섬자유여행 16박(기내2박) 17일이 금방 지나갔다. 항공료 130만원, 밀포드트레킹 입산료 등 90만원, 렌터카 그리고 호텔 등 90만원, 식비 및 헬기투어 등 80만원, 다 합쳐서 390 만원의 비용으로 아름다운 청정자연을 간직하고 있는 뉴질랜드에서 맛나고, 행복한 여행을 즐겼다.

세 부부와 두 친구 이렇게 여덟 명이 떠난 뉴질랜드 여행, 때로는 양보하고, 때로는 투닥였지만 항상 감동받고 하루하루가 새롭고 감사한 시간들이었다. 젊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늦은 나이는 더욱 더 아닌 나이, 스케줄에 얽매이지 않고 나름대로 여유 있게 즐기는 여행을 하고자 하지만 뒤돌아 보면 항상 아쉽다. 우리의 삶이 가끔은 뒤돌아 보면 아쉽듯이…….

류시화님이 쓰신 글에서 모셔 본다.

“여행자는 낯선 장소의 공기와 음식을 맛보고, 기적 같은 풍경에 말을 잃고, 사람들의 순박함에 놀라며, 노을에 감동해 깊은 감명을 받고 떠난다. 그러나 현지인들은 환경과 자연에 익숙해져 여행자가 느끼는 감동을 맛보지 못하고 달라지는 계절 속 비슷한 매일을 그저 똑같이 보낸다. 어째서 여행자만이 그 같은 감명을 받는 걸까? 그것은 이 장소에 다시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과 생에 대한 작별의 마음으로 모든 것을 바라보고 사랑하기 때문이다.”

가끔 만나는 친구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한다.

돼지띠인 친구들은 곧 환갑이다. 열심히 살아왔고 남은 여생도 열심히 살 것이라고, 정신은 갈수록 사리분별이 명료하고 총총해지지만 육체는 어느덧 세월을 이기지 못하게 된다고, 일년에 한번이라도 넓은 세계의 자연속에서 좋은 벗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자고. 인생의 가을에 들어선 지금, 중요한 것은 건강한 두 발로, 마음으로 아름다운 세상으로의 여행이 아닐까?

<여행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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