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서
연서
  • 승인 2018.12.03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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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 속 누군가 꽂아 둔

엽서 한 장 들어 있다

내가 잠깐 방을 비운 사이

감쪽같이 숨겨져 있는, 비밀의 연서

누가 이렇게 고운 사연 담아

몰래 책갈피처럼 두고 갔나?

머리맡 더듬어 안경을 끼고

가을빛 물든 긴긴 사연

읽어 내려간다

아무리 읽어도 해독 할 수 없는

가슴 떨리는, 사연

아무리 보아도 보이지 않는,

한 손에 쥐어지는 앙증맞은 엽서

사랑이란 이렇게 몰래 찾아온 바람

더 이상 누워서 그대의

숨겨진 사연 읽을 수 없어

몸을 일으켜 책장 덮으려다

혹여 그대의 숨결 있을까,


책장을 넘기면...

아직 물들다 만, 반쯤 찬 단풍 잎

책갈피 사이 숨겨져 있네,

시집 속 아내가 숨겨둔

시 보다 더 멋진!


가을의 붉은 연서 한 잎

 

 

 

◇차승진= 한국문인협회 회원, 아세아 문예 신인상, 월간 모던포엠 단편소설 신인상, 낙동강문학 동인, 소설 ‘숨겨둔 이브’에게 출간



 

 

 

<해설> 누구나 말하고 생각할 때마다 따스함이 느껴지는 단어가 하나씩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자기를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라고 했다. 오늘도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고, 만질 수 있고, 느낄 수 있어 뜨거운 가슴, 건강한 모습으로 이 아름다운 한 세상을 살아갈 수 있어 감사하다. 좋은 말 한마디, 힘이 되는 글 하나 깊이 간직하고 사랑하는 이를 자주 떠올리며 사랑할 사람들을 찾아보자. 인간은 어깨와 어깨끼리 가슴과 가슴끼리 맞대고 살아야 하는 존재.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세상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Joe Dassin가 부른 샹숑 가사처럼 ”손가락을 통해 하루의 색이 나타나는 것을 보며 놀라워하는 어느 화가처럼 만약 그대가 없다면, 내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 말해주세요.“가 되뇌어지는 늦가을이다. -성군경(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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