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대는 의료취약지 해결의 대안이 아니다
공공의대는 의료취약지 해결의 대안이 아니다
  • 승인 2018.12.23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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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엽
이비인후과 원장
대구시의사회 공보이사


올해 4월 더불어민주당은 국회에서 ‘국립공공의과대학 설립 추진 계획’을 발표한 이후 지난 11일에 정책위원회(위원장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의원) 주최로 ‘바람직한 공공보건의료 인력양성 방안’ 정책토론회(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 필요성 및 정책 방향)을 개최하였다.

토론회에서 정부와 의사협회는 공공의대 신설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공공의료정책과 정준섭 과장은 “공중보건의사가 5,000명에서 3,600명으로 대폭 감소하면서 지역주민들이 최소한의 필수의료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의료 취약지의 의료 질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가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이다”라 하였다.

오래전부터 의과대학 정원 확충을 주장해 온 연세대학교 보건행정학과 정형선 교수는 “의사인력 양성이 의사 서비스 정상화를 위한 필요 전제임을 숙지해야 한다”며 공공의대 신설 당위성을 주장하였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송기민 정책위원은 “현 의대 졸업생 3,000명의 두 배인 6,000명 수준의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기존 틀을 무너뜨리는 것이 아닌 공공의사 양성으로 이원화 체계를 구축해 권역별 센터와 공공의대를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과연 공공의대 설립등을 통해 의사정원을 늘린다고 해서 의료 취약지의 필수의료부족 문제가 해결될까...

매년 약 3,000명 정도의 신규 의사가 배출되나 그 중 필수의료 인력인 외과나 산부인과는 매년 미달된다. 2019년 전공의 지원 현황을 보면 외과와 산부인과, 흉부외과는 모두 0.7 : 1로 미달이며 피부과와 성형외과는 약 1.5 :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다들 알다시피 외과나 산부인과등이 매년 미달되는 이유는 고질적인 저수가로 인해 수익 내기가 어려우니 종합병원에 취직도 어렵고 개인 의원으로 개원도 어려운데다 과의 특성상 응급수술과 야간당직이 많다 보니 개인의 삶의 질이 나쁠 수밖에 없고 위험한 수술이 많아 사고 발생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아델만의 영웅인 이국종 교수를 취재한 기자에 따르면 이교수는 365일 중 360일, 24시간 수술복을 입고 있었고 연구실에서 컵라면과 간이 접이식 침대로 숙식을 해결했다고 한다.

국민들은 이런 이국종 교수의 희생에 환호를 보내며 다른 의사들에게도 희생을 강요한다. 그러나 만약 이국종 교수가 자신의 가족이라면 어떠할까? 회사일로 바빠서 1년 중 집에 며칠 들어오지도 못하는 남편과 아빠를 가족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한해 배출되는 의사수를 6,000명이 아니라 10,000명으로 늘려도 현 의료제도하에서는 피부과와 성형외과등 일부 인기과에만 신규의사들이 지원할 뿐이지 외과 등 필수과에는 지원하지 않는다.

의사가 되기 위해 소비한 시간과 노력에 대한 합당한 보상은 커녕 의사가 응급실에서 희귀질환을 진단하지 못했다 해서 법정구속까지 당하는 세상에 젊은 의학도들은 미치지 않은 이상 외과에 더 이상 지원하지 않는다.

비단 의사직군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위험도가 높은 직업은 그에 걸맞은 보상이 있어야 지원자가 있는 것이 당연지사다.

대한병원협회에 따르면 개인병원 폐업률은 2010년 11.4%에서 2013년 12.18%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의원급의 개업 대비 폐업률은 2013년 기준 83.9%로 이는 동네병원 10곳이 개업할 때 8곳이 폐업한다는 뜻이다. 이처럼 경영이 악화되어 폐업하는 의원이 많음에도 의료취약지에는 의원이 생기지 않는다.

그 이유는 의료취약지에서는 저수가로 인하여 의원 운영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정부에서 진심으로 의료취약지 의료공백을 해결하고 싶다면 배출에 10년 이상 걸리는 공공의대 설립등에 목 맬 것이 아니라 건강보험 수가 정상화등을 통해 불합리한 의료제도를 손보고 합당한 보상을 제시해 기존의 전문 의사 인력이 의료취약지에서도 개원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순리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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