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움의 미학, 인간관계에서도 통한다
가벼움의 미학, 인간관계에서도 통한다
  • 승인 2019.01.15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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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아(이학박사,전 대구시의원)


40여년을 살면서 깊은 인간관계를 맺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만 알았는데 최근엔 오히려 그 반대인 경우도 많다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 난감한 문제를 의외로 SNS를 통해 알게 된 사람이 도움을 선뜻 주거나 때로는 오히려 낯선 사람에게 더 큰 응원을 듣는 것 등이 그러한 예다.

최근 많은 인간관계 전문가들은 가벼운 인간관계 맺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한 사람이 성장하는 데에는 정말 많은 요소가 필요한데 그 중 하나가 인맥이 아닐까 싶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깊든 얕든 인간관계를 맺고 살아가게 된다.

사회학자들은 인간관계를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strong link와 weak ties라고 표현하는 데 strong link는 가족, 동창생, 직장동료와 같은 강한 연결 관계를 뜻하고 weak ties는 우연히 동호회에서 알게 된 사람, 페이스북을 통해 약하게 연결된 사람 등을 뜻한다. 이 중 사람을 더욱 성장시키는 인맥은 무엇일까. 얼핏 생각하면 나를 진심으로 생각해주는 가족, 오랜 친구,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현재의 직장동료라고 느껴질 수도 있고 물론 그런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 인맥에서는 중요한 한 요소가 빠져있다. 바로 ‘다양성’이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이질적인 링크들을 통해서 무겁지는 않지만 많은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고 새로운 링크로 만나면 나의 새로운 모습, 과거와는 다른 발전된 모습들을 보이기가 훨씬 수월해진다. strong link에 너무 속박되어 있으면 새로움을 만들 수가 없다. 항상 내 가족, 내 친척, 내 동창, 내 직장동료에만 매몰되어 있는 사람은 이질적인 사람들을 만날 수가 없고 결국 성장의 가능성은 적어진다. 다양성이 부족한 인맥은 새로운 기회를 가지는 것에 있어 명백한 한계가 있다. 기존의 익숙한 링크가 아니라 새로운 이질적인 링크가 얼마나 많이 만들어지냐에 따라서 관계가 풍족해지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알던 친구를 오랜만에 만났다고 생각해보자. 그 사이에 자신은 발전적인 모습으로 변해있는데 그때 친구들의 반응은 “야 너 왜 그래, 너 하던 대로 해.” 라는 반응이 대부분이고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는 뭔가 새로운 자신으로 리셋하기가 참 어렵다. 하지만 새로운 링크에서 노출된 자기 모습은 과거와 다른 향상된 모습을 노출 시킬 수가 있고 자연스럽게 그 모습을 유지하고 따라가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늘 뚱뚱한 사람이 몇 달에 걸쳐 엄격한 식습관과 운동 등의 굉장한 노력을 쏟아 보기 좋은 몸매를 가지게 되어 오랜만에 오래된 친구들을 만났을 때를 생각해보자. 처음에는 우와 하는 반응이다가 같이 식사라도 하게 되면 줄어든 식사량에 “너 왜이래? 너 안 이랬잖아!” 라며 예전의 모습을 강요하게 되고 때로는 빈정거리기도 한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약한 연결로 이루어진 관계에서 뜻하지 않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것, 한번쯤은 열린 마음으로 우리도 이 이질성을 즐겨보았으면 한다. 가족이나 친구 등의 아주 가까운 관계는 단지 ‘바로 서 있기’를 넘어 어떤 흠도 있으면 안된다는 강박이 생긴 사람, 가까우니까 조언이라는 미명으로 훈계를 넘어 지워지지 않는 상처가 되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 사람, 기쁨은 나누니 질투로 돌아오고 슬픔은 나누니 약점으로 돌아온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지금부터라도 조금 가벼워져보자. 다양한 범주와 계층이 주는 신선함으로 발전하는 2019년을 만들기 위해 자신의 인맥을 한번 돌아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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