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예찬
걷기 예찬
  • 승인 2019.01.22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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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국
이니자산관리 상무


영화배우 하정우의 ‘걷는 사람 하정우’라는 책이 항간에 화제가 되고 있다. 걷는 것이 건강에 좋다고는 알고 있었고, 필자도 수시로 산책을 하지만 이렇게 지독하게 걷는 사람이 있었다는 것은 놀라운 사실이다.

배우 하정우는 하루 삼 만보씩 걷고, 심지어 하루 십 만보까지도 기록 한 적이 있는 유별난 걷기 매니아이다. 손목에 걸음수를 체크하는 피트니스 밴드를 하고서, 걷기모임 친구들과 매일 매일 걸음수를 공유하고, 주변 연예인들에게도 걷기의 즐거움과 효용을 전파한다. 그에게 걷기란 단순한 운동을 넘어서, 숨 쉬고, 명상하고, 자신을 돌아보는 또 다른 방식이다. 그에게 걷기는 단지 몸 관리 수단일 뿐 아니라, 어떤 상황에 처해 있어도 두 다리만 있다면 굳건이 계속 할 수 있다는 삶의 의지이고 신념이다. 그는 말한다. “사람마다 보폭이 다르고 걸음이 다르다. 길을 걸으면서 잘못된 길은 세상에 없다는 것을 알았다. 조금 더디고 험한 길이 있을 뿐이다.”

나는 걷기가 놀라운 치유력이 있다는 것을 목격했다.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상태에서 걷다보면 무릎, 골반, 허리에 무리가 갈수가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발이 저리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이 이 단계에서 포기를 하지만 사실 이렇게 아플수록 더 걸어야 한다고 한다. 꾸준히 걷다보면 살이 빠지면서 통증도 사라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걷는 동안 척추를 비롯한 골반의 모든 뼈들이 제자리를 찾아간다고 한다. 우리 동네에 구민운동장을 매일 산책을 하면서, 잘 걷지도 못하는 할머니를 보았다. 다리를 절룩거리며 파행걸음을 하시는걸 보면서, 중풍 있으신 분이 저렇게 걸을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놀랍게도 한 달 한 달 그 분의 발걸음에 속도가 빨라지고 다리를 절룩거리는 걸음걸이가 회복되는 것을 목격했다. ‘죽고 싶으면 눕고 살고 싶으면 걸으라’는 말이 있듯이 걸음에는 놀라운 치유력과 회복력이 있다.

걷기는 대화에도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에 하나이다. 미 백악관에도 대통령이 외국 정상들과 협상을 할 때에, 수시로 걸으면서 대화 할수 있는 산책코스가 있다. 이것은 산책을 하면서 대화를 하면 훨씬 더 협상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같은 길을 걸으면 같은 곳을 보게 되고, 같은 생각을 하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수많은 길을 걷게 되지만 같은 시간에 같은 하늘 아래에서 같은 빛을 받으며 같은 길을 걷는다는 것은, 대화의 창이 열린다는 것이고 협상의 폭이 넓어진다는 것이다. 본인과 대화를 하고 싶을 때에도 걷고, 답이 없을 때에도 걸어야 한다. 생각이 길을 못 찾을 때에도 두 다리로 걷는 것 만큼 좋은 방법은 없다. 배우 하정우는 말한다. “요즘 나는 기도할 때 내 소원을 열거 하지 않는다. 그저 신이 내게 맡긴 길을 굳건이 걸어 갈수 있도록 두 다리에 힘만 갖게 해달라고 한다. 삶은 그냥 살아 나가는 것이다. 건강하게 열심히 걸어 나가는 것이 우리가 삶에서 해볼수 있는 전부 일지도 모른다.” 그는 걸으면서 마음의 울퉁 불퉁한 길들이 평평해짐을 느꼈을 것이다. 그는 걷다보면 길을 잃을 수도 있지만, 계속 걷다보면 길을 만나게 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을 것이다.

나는 배웠다. 이름만 대면 알수 있는 톱 영화배우 하정우가 자신을 가다듬고 평상심을 갖기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걷는지를…. “나는 걷는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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