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를 위한 대구광역시의사회의 바람직한 행보
지역사회를 위한 대구광역시의사회의 바람직한 행보
  • 승인 2019.01.27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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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한
대구시의사회 공보이사
2016년 보건복지부 통계에 의하면 지방에서 서울로 원정 진료를 가는 인원이 한 해 약 320만 명이고, 건강보험 지급액은 2조 8000억 원이었다고 한다. 여기에 비급여항목과 부대비용까지 합하면 총 금액은 훨씬 더 많을 것이다. 그리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였던 김상훈 국회의원실 자료에 의하면 2016년 대구에서 원정 진료를 받은 사람은 139,000여명이고, 그 진료비는 1,153여억 원이었으며, 영남일보 보도에 따르면 2016년 경북은 약 30만 명이 4,000여억 원을 원정 진료에 사용했다고 한다.

결국 같은 진료권인 대구를 포함하면 한 해 약 55여만 명이 약 6,000억 원이 넘는 돈을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지역민들의 원정 진료로 인한 고통과 막대한 지역자본 유출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대로라면 지역의료 공동화현상(空洞化現狀)은 더욱 가속화 될 것이고, 지역의료전달 체계 확립 및 지역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그럼 지역의료 공동화현상과 지역의료전달 체계 확립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공동화현상은 도시 공동화, 인구 공동화 등 여러 사회 현상에 사용되는 표현이다. 한마디로 말해 없어진다는 의미이다. 지역의료가 없어지게 되면 어떤 일이 생길까? 의료서비스를 대도시인 대구에서 받을 수 없게 된다. 처음엔 몇 개의 질환만 해당되겠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맹장염 같은 수술도 서울로 가야 하는 초유의 사태가 생길 수도 있는 것이다. 한편 지역의료전달 체계 확립은 지역의료 공동화현상 이상의 중요성을 가진다. 이에 대구광역시의사회는 몇 년 전부터 대구시민을 대상으로 1·2차 병·의원 활성화 홍보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의 핵심은 가벼운 질환이나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자(고혈압이나 당뇨 등)는 가까운 병·의원을 이용하고, 중증 질환자는 대형병원에서 진료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제한된 재원과 의료 인력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형병원은 진료 부담이 줄어 중증 질환 환자에 집중할 수 있고, 의학연구에도 매진할 수 있어 의료발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하지만 눈부신 경제 발전과 수십 년간 지속된 저부담-저수가 의료보험체계로 인해 낮아진 의료 접근성이 의료계를 흔들고 있다. 대형병원은 점점 커져가고, 1·2차 병·의원은 사라져 가고 있다. 대형마트가 지역 상권을 망치는 것과 유사하다. 지금 우리나라 의료체계는 심각한 병을 앓고 있다. 의료체계의 근간인 1·2차 병의원이 사라지고, 의료전달 체계가 무너져 가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많은 1·2차 병·의원이 지역에서 사라지게 될 것이고, 결국 대형병원은 중증 질환 환자치료에 집중을 못하게 되어 모든 피해가 고스란히 시민에게 돌아가게 된다.

이런 위기의식에서 대구광역시의사회는 2017년 11월, 대구지역 5개 대형병원과 1·2차 병·의원 근무의사를 한 자리에 모았다. 여기에서 대구지역 5개 대형병원(가톨릭대학교병원, 경북대학교병원, 계명대학교병원, 영남대학교병원, 파티마병원; 가나다순)과 ‘지역의료발전과 의료전달 체계 확립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체결한 후, 수차례에 걸쳐 1·2차 병·의원과 5개 대형병원 근무의사, 그리고 시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2018년 9월 경북대학교병원을 시작으로 나머지 4개 대형병원과 지역의 1·2차 병·의원 근무의사들이 모여 전국 최초로 공청회를 열었다. 공청회가 가능하게 된 배경엔 대구의 중증질환 치료성적(위암 등)이 서울 대형병원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자료도 한몫했다. 한편 설문에서 시민들은 지역 대형병원들의 문제점으로 의료진의 자세한 설명과 친절 그리고 신속한 진료 예약 및 치료를 꼽았다. 이에 공청회에 참여한 모든 의사들과 병원관계자들은 설문을 바탕으로 드러난 문제점과 토론을 통해 얻은 개선점들을 인식하고 공유하는 뜻 깊은 자리를 가졌다.

‘첫 술에 배 부르랴?’라는 속담이 있다. 대구광역시의사회는 올바른 지역의료발전을 위한 첫걸음을 내딛었다. 모든 길의 처음은 척박한 땅이다. 한 사람이 가고, 다른 누군가가 다시 가고, 그러다 많은 사람들이 가게 되면 길이 되는 것이다. 험난한 여정을 출발한 대구광역시의사회와 불철주야 병·의원에서 일하고 있을 많은 대구지역 의료진과 병원관계자들에게 다시 한 번 뜨거운 응원을 보내며, 아무쪼록 지역주민의 건강수호와 지역의료 발전을 위한 선의의 발걸음이 2019년에도 지속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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