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시론>지역 사회를 변화시킬 좋은 기회
<팔공시론>지역 사회를 변화시킬 좋은 기회
  • 승인 2010.02.25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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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로 논설위원

올 해 6월 2일의 지방선거는 소홀히 할 수 없는 선거다. 지방선거가 시작된 이래 다섯 번째 선거이기도 하고 유권자 한 사람이 여덟 명의 후보를 동시에 선발하는 선거이기도하다. 지역 사회의 권력자들을 몽땅 바꾸는 선거이기에 지역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이다.

먼저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 등 광역단체장을 포함하는 기초단체장이 선출된다. 지방의원과 비례대표의원도 선출된다. 민주주의에서 선거가 꽃이라고 한다면 그 꽃 중의 꽃이 지방자치단체 선거일 터이다. 하지만 우리 현실은 그렇지 못하여 아쉬움이 많다.

우리는 지역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이끌 수 있는 지도자를 기다리고 있다. 대구 경북지역의 미래를 맡길 수 있는 비전 있는 지도자를 말한다. 장기간의 사회 경제적인 침체 때문에 지역의 변화에 대한 요구가 그 어느 때 보다 높다. 시민들은 국내외 경제 위기를 맞아 무기력한 지역 자치 정부를 보며 답답해하고 있다.

최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좋은 기회를 맞은듯하지만 지역 사회의 역량을 결집시키지 못하고 있는 지도층들을 보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내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차질 없는 준비와 성공적 운영은 지역의 미래에 중요한 갈림길이 될 것이다.

이번 동계 올림픽에서 보여준 한국 선수들의 활약으로 비인기 종목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과거 아시아권 선수들에게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했던 스피드스케이팅에서의 연이은 승전보는 내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대한 기대를 갖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이 기회를 살리기 어려울 것이다.

교육 도시 대구를 책임질 교육감 선거와 교육의원의 선출 역시 중요하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부러워 할 정도로 우리의 교육열은 세계적이다. 대구 경북 지역사회도 마찬가지이다. 전통적인 명문학교가 즐비할 뿐 아니라 학생들의 수준과 학부모들의 교육열 역시 전국 최고이다.

이러한 교육열을 바탕으로 지역 교육계의 내실을 충실히 다지고 유능한 인재들을 길러 낼 수 있는 교육 여건을 만들어 가는데 그 수장의 능력과 자질이 관건이 되기에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

대구 경북 지역 유권자들은 오랜 선거 혁명의 역사를 갖고 있다. 1960년 자유당 선거의 선거 부정에 맞서서 의연히 일어났던 대구 2.28민주운동이 그것이다. 대통령직선제를 쟁취한 1987년 6월 항쟁이 선거 혁명의 완성이었다고 한다면 대구 2.28민주운동은 그 선거 혁명의 시발점이었다고 할 것이다. 대구 경북은 우리나라 선거 혁명의 중심에 서 있었던 것이다.

이런 선거 혁명의 전통을 갖고 있던 대구 경북지역이지만 요즘은 그 정신을 찾아보기 어렵다. 정당 후보만 되면 당선되는 지역이고 선거가 무의미한 지역이 되었다. 당의 공천받기가 어렵지 당선되는 것은 절차상의 과정으로 보일 정도이다. 후보자들의 관심은 당의 이해관계이지 유권자가 아니다. 이것은 지역 발전을 가로막는 심각한 병통이다.

유권자들의 투표 기피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투표하지 않는다는 말이 자랑스럽게 여겨진다. 지금까지 한 번도 투표하지 않았다는 말조차도 새삼스럽게 들리지 않는다. 그 사람들은 올해도 투표하지 않을 것이다. 선거를 외면하고 투표하는 시민들을 비웃으며 스스로 유권자의 권리를 포기하는 것을 자랑할 것이다. 이것이 결코 유권자들 탓만은 아니다.

유권자의 적극적 투표 참여를 위해서는 훌륭한 후보들이 많이 나와야 하지만 지금 같은 여건에서는 좋은 후보가 나서기 어렵다. 정당이 원하는 인물이 공천되는 풍토와 정당을 우선하여 투표하는 풍조 때문이다. 수준 낮은 선거 풍조를 조장하는 선거꾼들 역시 이러한 풍토에서 기생하며 번성하고 있다. 이 때문에 유권자는 구경꾼이나 방관자가 되어 버렸다.

결국 좋은 후보자들이 나올 수 있는 풍토를 만드는 것은 유권자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 뿐이다. 능력도 없으면서 정치권에 눈치나 보는 약삭빠른 인물을 뽑았을 때 그 피해는 우리 유권자들에게 돌아온다. 이미 우리는 그러한 경험을 계속해 왔다. 무능한 후보자를 내세우는 정당에게는 유권자의 냉엄한 심판이 내려져야 한다.

지금부터 우리들은 후보자들을 꼼꼼히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이번 선거가 유권자들의 정당과 후보에 대한 적극적 검증과 투표를 통한 주권 회복의 출발점이 되었으면 한다. 투표를 통한 유권자의 권리 행사야말로 조용한 선거혁명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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