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디 말의 무겁기가 천금과 같다 (一言半句 重値千金)
한 마디 말의 무겁기가 천금과 같다 (一言半句 重値千金)
  • 승인 2019.01.3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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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규
전 중리초등 교장
달성군북부노인복지관이 2019년 1월 3일 개관하였다. 운동을 할 생각으로 탁구부에 수강신청을 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4개 반이 편성되었다.

탁구부에 개인지도(레슨)를 받는 날은 먼저 탁구의 기본예절에 대한 교육을 한다. 탁구공의 무게는 2.7g이라고 한다. 그 2.7g의 공을 가지고 운동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예절을 꼭 지켜야만 한다. 복장도 공의 색깔에 따라서 흰색과 노란계통의 색깔은 안 된다. 초창기엔 윗옷도 깃이 있어야 하였단다. 반드시 시합 전에는 예의를 차려 경례를 하고, 마칠 때도 마찬가지로 예의를 차려서 고마움과 감사를 표시해야 한다. 공을 주우러갈 때도 두 사람 함께 성의를 보여야 하고 함께 공동보조를 맞춰야 한다. 이상한 소리나 고함을 질러서도 안 되고 탁구대와 기물 주변은 항상 깨끗해야 된다고 하였다.

처음에는 그냥 운동을 하면서 즐기려고 왔는데, 운동하는 사람의 자세에 대한 설명을 들으니 저절로 머리가 끄덕여지고 수긍이 갔다.

둘째 날 개인지도를 받은 후 지도하는 이영혜 선생에게 “어떻게 하면 탁구를 잘 칠 수 있습니까?”하고 물었다. 그 분은 “기본부터 시키는 대로 하면 잘 칠 수 있습니다.”라고 하였다. 간단명료한 대답이었지만 좋은 교훈의 가르침이었다. 아마 ‘기본부터….’에는 탁구의 예절과 운동의 기초가 포함되어 있으리라.

고대 그리스에선 최상의 기본을 ‘아레테(arete)’라고 했단다. ‘기술적 뛰어남’과 ‘인격적 훌륭함’을 일컫는 말이다. 그 핵심가치는 판단력, 용기, 인내심, 책임감, 자신감, 존경심, 정직, 공정성, 운동정신 등이다. ‘아레테(arete)’는 고대 그리스인에게는 삶의 ‘이상’이었던 것이다.

요즘 성폭력문제와 관련하여 ‘전국소년체전 폐지’도 발표되었다. 여론이 시끌벅적하다. 그러나 ‘스포츠는 인성을 드러낸다.’든가 ‘스포츠가 인성을 길러준다.’는 연구결과들도 많다. 운동하는 사람에게는 자신감, 자존감, 유대감, 판단력, 이타심을 길러준다고 한다.

몇 년 전부터 영국의 초등학교에서는 ‘데일리마일’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단다. 그것은 하루 15분씩 1.6km(1마일)를 뛰는 프로그램이다. 학생들의 비만도 줄어들고 성적도 향상되었다는 결과들이 나왔다. 유럽의 이웃 나라들도 많이 채택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매일 15분 달리기’라는 시간이 중요하다.

필자가 교직에 근무할 때도 학생들이 아침에 등교하면서 달리기를 했다. 무조건 운동장을 두 바퀴 이상 돌기였다. 학교에서는 실천카드를 만들어 나누어 주고 아침마다 개인이 적어가며 확인토록 하였다.

반면 학부모들은 아침에 학교 운동장을 돌면 힘이 빠져서 공부를 못한다고 반대를 하였다. 그리고 일부 교사들도 아이들이 책가방을 메고 달리기를 하면 거추장스럽고 운동량에 별 효과가 없다고 하였다. 아이들의 반응은 처음에는 시큰둥하였다. 차츰 좋아하는 아이들도 많아졌다. 우리나라 학교마다 시책이던 그 아침 달리기가 영국에선 성공하였고 독일, 덴마크, 네덜란드를 거쳐 유럽전역에서 굉장한 성과를 얻어 착실히 시행된다고 한다.

사실 운동과 인성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십여 년 전에 대부분의 초등학교에서 계획을 세워 실천을 하였었다. 그리고 평가하고 결과를 검증하여 반성과 새로운 실행계획을 세웠다. 그 일들이 지금 영국을 비롯한 유럽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니 정말 이건 역설이다.

운동과 인성은 전인적 발달을 한다고 한다. 처음 만난 사람과 2.7g의 공을 가지고 “잘 가르쳐 주십시오.”하고 인사를 하고 탁구를 친다. 탁구기술도 중요하지만 운동의 기본예절 한 마디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명심보감에 ‘일언반구(一言半句) 중치천금 重値千金)’이라는 말이 있다. ‘한 마디 말의 무겁기가 천금과 같다.’는 뜻이다. ‘사람을 이롭게 하는 말은 따뜻하기가 솜과 같다. 사람을 상하게 하는 말은 날카롭기가 가시 같다.’고 하였다. 그래서 한 마디 말의 무겁기가 천금과 같을 수밖에 없다. 한 마디 말이 맞지 않으면 천 마디 말이 쓸 데 없어진다. 유회(劉會)는 ‘말이 이치에 맞지 않으면 말하지 아니함만 못하다.’고 하였다.

금 한 돈의 무게는 3.75g이다. 천금(千金)의 무게는 얼마나 될까? 어마어마한 무게이리라. 2.7g의 공을 가지고 ‘한 마디 말’을 한다. 무겁기가 천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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