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나무
행복 나무
  • 승인 2019.02.06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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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호
사람향기 라이프디자인 연구소장


우리 마음속에는 두 나무가 자라고 있다. 하나는 행복나무이고, 또 다른 하나는 불행 나무이다. 두 나무는 늘 키 재기 하듯 서로 경쟁을 한다. 어떤 날은 행복 나무가 쑥쑥 자라고 어떤 날은 불행 나무가 쑥쑥 자란다.

흥미로운 것은 행복나무보다 불행 나무가 더 잘 자란다는 것이다. 불행 나무는 잡초를 닮아서 돌보지 않아도 잘 자라고 성장 속도 또한 무척 빠르다. 돌아서면 한 뼘씩 자라 있다. 자라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다. 반면에 행복 나무는 더디게 자란다. 자라는 환경의 조건도 까다롭다. 적당한 온도도 필요해서 너무 더워서도 안 되고 너무 추워서도 안 된다. 관심을 가지고 정성 들여 돌보지 않으면 잘 자라지 않는다. 불행 나무가 어느 환경에도 막 자라는 잡초 같은 나무라고 한다면 행복나무는 관심을 먹고 자라는 나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잠시라도 돌보지 않으면 불행 나무들에 파묻혀 행복나무의 모습은 보이지 않을지도 모른다. 자주 관심 가지고 돌봐야 하는 행복나무. 저절로 자랄 거라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방치하는 순간 불행 나무에게 영양분이 다 뺏겨 행복나무는 죽어 버릴지도 모른다.

미국의 심리학자인 셰드 헴 스테더 박사는 흥미로운 사실 하나를 발표했다. 그는 우리 인간들은 하루에 대략 5만 가지 정도의 생각을 하면서 산다고 얘기한다.

그의 말대로 우리 인간은 아침에 눈을 뜨면서부터 생각을 한다. ‘지금 몇 시지?’ ‘아침은 뭘 먹지?’ ‘오늘 뭘 하지?’ ‘옷은 어떤 걸 입지?’ 등등. 말 그대로 5만 가지 걱정이 눈을 뜸과 동시에 시작된다. 흔히 표현하는 ‘오만가지 생각’과 ‘오만걱정’의 유래가 바로 우리 인간이 하루에 생각하는 5만 가지의 생각에서 비롯되었다고 얘기한다.

그런데 더 흥미로운 사실은 5만 가지의 생각 중 긍정적인 생각보다는 부정적인 생각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이다. 그의 말에 의하면 사람들은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한 보통은 전체 생각 중 부정적인 생각이 85%, 긍정적인 생각이 15%정도의 비율이라고 한다. 정말 위 심리학자의 말인지, 또는 연구를 해서 나온 정확한 통계자료인지는 몰라도 최소한 나는 이 말에 동의하며 그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본인인 지금껏 살아오면서 많은 사람을 봐오면서 느낀 바도 그렇고, 오랫동안 내 자신을 살펴본 결과 긍정적인 생각보다 부정적인 생각이 훨씬 많다고 본인도 느꼈기 때문이다. 부정 85%, 긍정 15%, 이 수치가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크다.

행복은 저절로 주어지지 않는다. 우리가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고, 가꾸어 가는 것이다. 농부들은 안다. 농작물들은 농부가 얼마만큼 사랑을 주었는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벼는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말이 농부의 부지런함이 농사의 성패를 가른다는 사실을 이야기하고 있다.

본인도 몇 년 포도농사를 지어보면서 농작물이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게 되었다. 포도밭에 자주 나가고, 때에 맞춰 거름과 비료를 주고, 열매가 잘 맺히도록 알 솎기를 해주고, 무분별하게 뻗어 나오는 포도 순을 쳐주어야 더 알이 굵고 탐스런 포도가 된다는 것을 직접 경험했다. 나처럼 강의 다니면서, 놀면서 대충 흉내만 내어서는 좋은 상품의 포도가 생산되지 않는다. 포도나무는 정직했다. 정성 들여 가꿀수록 더 건강하게 자라고 관심 주지 않고 그냥 방치하면 딱 그만큼 자란다. 특히 포도나무 사이에 잡초는 가히 초스피드로 자란다. 포도가 긍정의 생각이라면 잡초는 부정의 생각이다. 그냥 놔두면 부정적 생각 85%와 같은 잡초가 포도밭을 점령해버린다.

그냥 두면 우리 삶은 부정적 생각으로 덮여 버린다. 긍정에 집중해서 행복나무를 돌보아야 한다. 더 자주 발걸음하고 더 자주 물을 주어야 한다. 행복의 나무와 불행의 나무에 물을 주고 안 주고는 자신이 직접 선택하는 것이다. 어떤 나무에 물을 주고 싶은지는 누구보다 본인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니 두말하면 잔소리.

행복나무 올해도 잘 가꿔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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