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완상 박사의 소통
한완상 박사의 소통
  • 승인 2019.03.05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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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국(이니자산관리 상무)




서울대 교수 출신으로 박정희 정권 시절 민주화운동으로 옥고를 치르고, 김대중 정권 시절에는 부총리겸 교육부장관을 역임했던 한완상 박사는 행동하는 양심이자 지식인으로 불렸다. 한완상 박사의 아파트에는 그의 서울대교수시절에 같은 학교 미대 교수가 선물한 재미있는 그림이 걸려있다.

사자와 표범 등 맹수가 염소와 송아지,어린양과 함께 어울리는 장면이다. 누가 그그림의 의미를 물었더니 한박사는 대답했다.

“참된소통이 이루어지려면 세단계가 필요합니다. 첫번째는 역지사지입니다. 상대방의 처지를 먼저 머리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역지감지입니다. 상대방의 처지를 가슴으로 느끼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역지식지입니다. 상대방의 존재를 지탱케하는 음식까지 내가 먹을수 있을 때에 진정한 소통이 이루어지는 것이지요. 그림처럼 맹수들이 초식동물이 먹는 풀을 뜯어먹는 것과 같습니다.”

그럴 때 진정한소통과 평화가 이루어진다고 했다. 물론 이솝우화처럼 사자와 토끼부부가 서로에게 음식을 줄 때마다 힘들 수 있다.아무리 토끼를 사랑해도 계속 풀을 먹고 사자는 살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짜 소통은 그들의 먹거리 즉 그들의 삶을 이해할 때 이루어진다고 본다. 그래서인가. 술은 싫어하는 사람과 마실수 있지만 밥은 싫어하는 사람과 먹기가 힘들다.함께 밥을 먹는 다는 것은 원초적이고 본능적인 소통이기 때문이다. SNS를 비롯한 각종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수단의 발달로 소통의 홍수시대에 살고있지만 소통은 늘 부족하다. 인간은 늘 그래왔던 것처럼 보고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것만 들을려는 이기적 속성 때문이다. 권력을 가질수록 이러한 본능은 더욱 크진다.

한완상박사는 감옥안에서도 언제나 긍정적이었고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교도관도 한박사를 따라 성경을 읽기도하고 찬송가를 따라 불렀다고 한다. 그 교도관은 20대후반의 나이였지만 희망이 없다고 했다. 정작 감방에 있는 한박사는 희망으로 가득차있고, 그를 지키고 있는 교도관은 절망하고 있었다. 한박사는 그때 깨닫았다고 한다. 결국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사람을 존재케하는 것은 희망이라고…. 그는 희망이 있었기 때문에 감옥에서 견딜수 있었다. 한박사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나라의 정치권이 아니 더 정확히 문재인 정부가 얼마나 소통하려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그리고 이 시대의 젊은이들에게 어떤 희망을 주고 있는지 궁금하다.

북미정상회담의 결과가 우리 정부의 미국과의 소통부족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각 부처의 정보 부족이 있었던 것은 분명했던 것 같다. 온갖 명목으로 국민의 세금을 포퓰리즘 정책으로 소모하고 있지만, 젊은이들이 용기와 희망을 가지게 할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이 시점에 한완상 박사의 소통의 의미를 생각하게 되는 것은 그가 김대중, 노무현 시절에 중책을 맡으며 이 나라의 통합을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한 행동하는 지식인 이었기 때문이고 문정부에서는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장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말한다. 결국 모든 희망의 기초이며 죽음보다 더 강한 것은 사랑이라고…

자식을 죽인 정적을 용서한 넬슨만델라의 극단적인 사랑이 남아프리카를 통합했듯이, 좌우를 초월한 문정부의 따뜻한 리더쉽만이 양극으로 편향된 이 나라를 화해시키고 치유 할수 있다. 다시 한번 이 정부가 역지사지, 역지감지, 역지식지하는 마음으로 온 국민들에게 겸손하게 소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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