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한 국가정체성을 위한 계기교육
건전한 국가정체성을 위한 계기교육
  • 승인 2019.03.07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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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견숙
경대사대부초 교사
100주년을 맞았던 지난 3.1절에는 애국의 정신을 기리는 행사들이 좀 더 다채롭게 펼쳐졌다. 대구에서도 각계각층의 단체에서 자발적으로 다양한 기념행사들을 개최하면서 자연스럽게 시민들의 호응도 뜨거웠다. 참가자들은 만세 행진을 재연하며 3.1운동의 위대한 함성을 기리기도 하였고, 지역 배우들이 나선 가운데 독립운동의 현장을 야외 연극 퍼포먼스를 꾸미기도 했다. 기념 마라톤, 합창, 영상 공모 등 기념의 형식 역시 장르를 넘나들었다.

이러한 축하의 날에 많은 학생들도 시민 못지않게 행사에 직간접적으로 함께하였다. 아마도 이들은 분명히 3.1절에 대한 의미를 예전과는 달리, 새로운 의미를 더하게 되었으리라 확신한다.

국가에서 계기교육의 대상으로 삼은 날은 생각보다 꽤 많다. 나라의 경사를 기념하기 위한 날인 3.1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의 경축일 외에도 현충일을 비롯하여 추모, 다짐, 기념, 감사, 공경 등의 마음을 담은 날들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되고 있다. 이러한 날들은 주로 사회적인 이슈를 담고 있는데, 이러한 사안들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지게끔 하는 것이 바로 ‘계기교육’이다.

최근 계기교육은 나라가 정한 굵직한 몇몇 기념일에 맞춰 학급의 교사가 중심이 돼, 혹은 학교의 방송 정도를 통해서 빠지지 않고 지도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이렇게 꾸준히 이어져왔던 계기교육이 정말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국가적 기념일이 왜 생겨났는지,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누구나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상 학교에서 그렇게 필요하다거나 중요하게 지도되어야 한다고 여기는 학부모나 학생은 찾아보기 힘들다. 아주 단편적으로는 학교 교육과정 상에서 평가 내용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고, 지루한 의식쯤으로 여길지도 모른다. 어쩌면 교사들마저도 제대로 지도할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 한 번쯤 반성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그러한 결과인지 어쩐지는 몰라도, 우리는 종종 뉴스를 비롯한 각종 매스컴을 통해서, 특히 인터넷 등의 면대면 환경이 아닌 공간을 중심으로 소위 ‘무개념’의 국가관을 가진 학생들의 말이나 행동 등을 비난하는 이야기들을 자주 만난다. 그러한 학생들의 행동들은 어쩌면 제대로 된 ‘국가정체성’을 충분히 교육받지 못한 까닭에서 기인한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학생들의 문제는 학생들의 문제가 아닌, 학교와 가정의 문제가 아닐까?

여기서 언급한 ‘국가정체성’이란 한 개인이 국가생활 속에서 소속감을 가지는 것, 그리고 그 속에서 스스로가 구성원이라는 뚜렷한 신념을 가지는 것을 의미한다. 국가정체성은 ‘맹목적인 애국심’과는 그 결을 달리한다. 학생들은 역사, 국가의 역할 등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면서 국가의 구성원으로써의 역할, 자신의 지위 등을 찾아가게 된다. 맹목적인 지지나 순응이 아닌 관심 속에서 나름대로의 비판적 사고의 틀을 갖추게 된다. 이 때, 올바른 형태의 계기교육은 학생에게 건전한 국가정체성을 확립하게 해 줄 것이다. 학생들이 건전한 국가정체성을 지니기 위해 올바른 형태의 계기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물론 계기교육이 과거와 같이 딱딱한 의식이라든지, 의식곡 외우기 정도 수준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지금의 사회와 지금의 학생에 맞는 내용과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교사 역시 충분한 연구가 필요하며, 가정과의 연계 방안 역시 마련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계기교육은 무조건 적인 흡수가 아닌, 비판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사상을 길러주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의 국가관을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국가와 그 속의 자신을 고민하게 될 것이다. 계기교육의 프로그램들도 그러한 방향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최근에는 이러한 흐름에 따라 대구 교육청에서도 시대에 맞는 계기교육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광복절을 기념하기 위해 ‘인문학 독서 나눔 한마당’을 개최해 학생들이 다양한 형태로 안중근 의사의 독립운동을 해석하거나, 학생모둠북 동아리가 8.15 특별공연을 펼치는 것 등이 그것이다.

계기교육을 시대에 맞게 바꿔 제대로 가르치려는 시도는 학생들의 미래를 위해서이다. 학생들에게 바르게 정립된 국가정체성은 대한민국에서 이들이 바르게 성장할수 있는 기반이 되어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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