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캡틴 마블'…천하무적 진짜 원더우먼이 왔다
영화 '캡틴 마블'…천하무적 진짜 원더우먼이 왔다
  • 배수경
  • 승인 2019.03.0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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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 시리즈 최초 여성히어로 무비
전형적 섹시미 벗은 강한 캐릭터
SF 여성영웅물 새 지평 열어
페미니즘 논란 속 흥행 순항
닉 퓨리의 젊은 시절도 볼거리
고양이 구스 신스틸러 깜짝 활약
캡틴마블
 

마블 최초의 여성 히어로 무비인 ‘캡틴 마블’이 지난 6일 전 세계 최초로 국내 관객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기억을 잃은 ‘캐롤 댄버스’(브리 라슨)가 크리족 전사 ‘비어스’에서 자신의 존재를 자각하고 캡틴 마블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 영화 ‘캡틴 마블’은 기존의 히어로 영화와는 조금 다른 전개과정을 보여준다.

이전 히어로 영화에서는 평범한 인물이 강력한 힘을 얻어가는 과정을 주로 보여줬다면 ‘캡틴 마블’은 이미 엄청난 에너지를 지닌 그녀가 힘의 기원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게다가 이전에 우리가 흔히 보았던 섹시함을 강조한 여성 히어로와도 차별화된 캐릭터를 표방하고 있다.

영화는 개봉 전부터 감독을 비롯한 주연 배우가 페미니즘 영화임을 공공연히 이야기하며 북미에서의 개봉일 역시 세계여성의 날인 8일에 맞추고 있다. 주연인 브리 라슨은 마블 창시자 ‘스탠 리’ 추모에 대한 태도 논란까지 더해져 역대 마블 히어로 중 가장 비호감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개봉 전부터 평점 테러를 받는 등 논란과는 별개로 개봉 첫날부터 흥행은 순조로와 보인다. 영화 개봉 후 관람객 평점과 네티즌 평점의 온도차 역시 꽤 난다. 마블 팬이라면 후속작인 ‘어벤져스: 엔드게임’으로 가는 관문으로서 ‘캡틴 마블’에 대한 궁금증을 무시할 수 없는 것도 이유일 듯 하다.

 

 

영화는 본격적으로 어벤져스가 등장하기 전인 1990년대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마블 히어로들을 몰라도 스토리를 따라잡기에 무리가 없으니 마블영화 입문작으로도 매력이 있다.

마블 팬들에게는 익숙한 쉴드국장 닉 퓨리가 그의 트레이드 마크라 할 수 있는 검은 안대 착용 전, 젊은 모습으로 등장한다. ‘캡틴 마블’에서 그가 어쩌다가 한쪽 눈을 잃었는지, 어벤져스 이름의 기원은 무엇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블 팬들에게는 선물이 될 듯하다. 일흔이 넘은 사무엘 L. 잭슨의 젊은 모습도 흥미롭다. 비밀은 CG기술에 있다. 영화 속에서 러브라인은 없지만 닉 퓨리와 캡틴 마블의 캐미는 ‘버디 무비’로 불러도 될 정도로 좋다. ‘어벤져스: 인피니트 워’에서 닉 퓨리가 소멸되기 전 누군가(‘어머니’로 번역되었지만 실제로 소환된 이는 캡틴 마블이었다)를 다급하게 부르던 호출기도 이번에 등장한다.

크리족 전사였던 ‘비어스’가 ‘캐롤 댄버스’라는 자신의 이름을 찾아가기까지의 서사는 조금 지루하고 늘어진다. 후반의 액션신도 기대했던 것 만큼은 아니다. 그렇지만 자신의 정체성을 깨달은 후 자유롭게 날며 에너지를 쏟아내는 ‘캡틴 마블’은 이전의 어떤 마블 히어로보다 강해 보인다. 그녀가 강력한 악당 ‘타노스’를 저지할 ‘어벤져스의 희망’이 될 수 있을거라는 추측은 후속작인 ‘어벤져스: 엔드게임’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영화 ‘룸’으로 제 88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브리 라슨의 마블 히어로 변신은 우려와는 달리 제법 잘 어울린다.

‘여자는 안돼’라는 편견에 맞서 넘어져도 포기하지 않고 오뚜기처럼 일어나는 캐롤의 모습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던 영화는 “난 항상 통제당한 채 싸워왔지. 내가 자유로와지면 어떻게 될까?”라는 대사에 이르러 통제당하고 규정지어지는 것이 아닌 자유로운 여성 히어로의 등장을 갈구하는 감독과 제작진의 속내를 드러내는 듯 하다.

 

 

영화 속 신 스틸러 고양이 구스의 활약도 눈여겨볼만하다. 아네트 베닝, 주드 로, 벤 멘델슨 등의 배우들도 반갑다. 지난해 11월 세상을 떠난 마블 코믹 히어로의 창시자 ‘스탠 리’의 생전 모습도 영화에서 만날 수 있다.

‘캡틴 마블’은 일반관 외에 4DX, IMAX 3D, 스크린 X 등 다양한 포맷으로 개봉을 한다. 스크린 X관에서는 총 상영시간 중 43분을 3면으로 펼쳐지는 화면으로 볼 수 있다. 스크린X의 진수를 더 잘 느끼기 위해서는 뒤쪽 중앙에 앉는게 좋다.

마블 영화에서는 쿠키 영상이 지난 작품의 연관성이나 다음 작품에 대한 복선을 깔아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캡틴 마블’ 역시 2개의 쿠키영상이 있으니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자리를 지키도록 하자. 여러 가지 논란에도 불구하고 다음달 나올 ‘어벤져스: 앤드게임’으로 가는 관문으로서 ‘캡틴 마블’은 충분히 볼만한 가치가 있어 보인다.

배수경기자 micbae@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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