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협상 의지 속 압박 VS 北, 대화 원하지만 ‘새 길’ 모색
美, 협상 의지 속 압박 VS 北, 대화 원하지만 ‘새 길’ 모색
  • 최대억
  • 승인 2019.03.07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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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정세 갈림길 진입
볼턴-폼페이오 ‘강온’ 분담
北, 신뢰 부각 속 ‘다른 행보’
文 정부 중재 성과도 미지수

 

제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미간의 강온메세지가 오가며 한반도 정세가 갈림길에 들어섰다.

미국은 북한과의 협상 재개 의지를 드러내고 있지만 동시에 제재 강화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압박의 고삐를 쥐고 있다.

북한도 미국과의 대화 지속을 얘기하고 있지만,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 움직임이 포착되고 고위 관리가 ‘새로운 길’을 언급하는 등 엇갈린 분위기가 동시에 감지된다.

한국 정부는 북미 대화가 동력을 잃지 않기 위해선 빠른 협상 재개가 중요하다고 보고 남북 경협을 매개로 중재 역할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강온 메시지의 역할 분담을 한 모양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4일(현지시간) “비록 아직 확약된 바는 없지만 나는 그것(협상)으로 돌아가기를, 향후 수주 내에 평양에 팀을 보내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해 북한과의 협상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반면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인 볼턴 보좌관은 지난 5일 “북한이 비핵화를 하지 않으려 한다면 제재를 강화하는 방안을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하는 등 다수의 방송에 출연해 대북 압박성 발언을 내놓고 있다.

 

北 동창리 위성사진 

 


북한도 메시지가 엇갈린다. 북한은 대외적으론 협상 지속을 얘기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회담 결렬 직후인 지난 1일 두 정상이 이번 회담을 “서로에 대한 존중과 신뢰를 더욱 두터이 하고 두 나라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도약시킬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며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 관계의 획기적 발전을 위하여 생산적인 대화들을 계속 이어나가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다른 한편에선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언론을 통해 “이런 회담을 계속해야 될 필요가 있을 것 같지 않다, 그런 생각이 든다”고 여러 차례 언급하는 등 ‘회담 무용론’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그는 이 과정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밝힌 ‘새로운 길’을 언급하기도 했다.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의 길로 노골적으로 재진입하거나 중국, 러시아 등과의 관계 강화를 통해 ‘살 길’을 도모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돼 김 위원장의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 미사일 발사장을 재건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돼 미묘한 파문을 불러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6일(현지시간) 이런 동향에 대해 아직은 사실인지 확인하기에 이르다면서도 사실로 확인된다면 김정은 위원장에게 “매우 매우 실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로선 북한의 이런 움직임은 대미압박의 의도가 커 보이지만 기싸움이 길어지면 자칫 긴 냉각기로 이어져 협상이 동력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때문에 한국 정부의 움직임도 조속한 협상 재개에 맞춰져 있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만나 북미정상회담 결과의 평가를 공유하고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한 것도 이런 노력의 일환이다.

한미는 북미 후속 대화의 조속한 재개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과정에서 한국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협의도 진행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금강산관광 등 남북 경협을 북미 협상의 촉진을 위해 활용하는 방안도 논의됐을 가능성이 있다.

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언급한 지난 1월 스웨덴에서와 같은 남북미 ‘1.5트랙 협의’ 추진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과감한 비핵화 조치와 제재 해제’라는 본질적 문제에 대해 북미가 현격한 이견을 보이는 상황에서 우리의 이런 중재 노력이 얼마나 빛을 발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대억기자 @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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