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자연 만끽, 소금호수 판공초… 하루면 충분해, 델리 일일투어
푸른 자연 만끽, 소금호수 판공초… 하루면 충분해, 델리 일일투어
  • 박윤수
  • 승인 2019.04.18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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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최종지 판공초
호수 부근 야영 가능한 스팡믹
화장실·세면장·침구 상태 ‘굿’
해가 진 판공호수엔 별이 풍덩
델리 일일투어
비행 시간 남아 당일투어 결정
후마윤의 묘·인디아게이트…
해질녘까지 이어진 유적지 관람
판공호수의일출
판공호수의 일출.

 

박윤수의 길따라 세계로, 인도 다람살라-마날리-라다크<끝> 판공초-카르둥라

영화 ‘세얼간이’의 마지막 장면 촬영지, 스팡믹(Spang-Mik)의 숙소에 도착했다. 스팡믹의 천막으로 된 숙소에는 화장실과 세면장도 갖춰져 있고 침구도 상태가 좋았다. 숙소에 도착해서 고소적응도할 겸 천천히 판공호수를 산책하며 주변 풍경을 만끽했다. 숙소에 둘러 앉아 현지에서 제공해주는 차도 한잔 하고, 주방으로 가서 사 온 닭들을 손질하여 주방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백숙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었다. 저녁시간 식당에 모여 맛나게 잘 삶아진 백숙과 닭죽으로 만찬을 즐겼다. 우리와 같은 텐트촌에 묵게 된 인도인 가족들과도 인사도 나누며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해가 진 판공호수의 밤은 하늘의 별들로 반짝인다. 숙소에 모여 맥주를 사서 가져간 소주와 함께 하늘호수에서 밤을 즐겼다.

텐트를 스치는 바람소리를 들으며 깊은 잠에 들었다. 새벽에는 고소의 영향인 듯 약간의 두통이 온다. 6시경 일어나 호수길을 거닐며 판공호수너머 히말라야 산군 사이로 일출을 본다. 조식 후 서둘러 출발했다. 오는 길 귀여운 히말라야 마모트 서식지에 잠깐 들렀다. 습지와 초지에서 통통한 마모트 가족들이 아침햇살을 반기며 굴속을 들랑거리며 대여섯 마리가 놀고 있다. 생명체라고는 볼 수 없을 듯한 이곳에도 동물들이 살고 있었다.

카르둥라
세계에서 가장 높은 자동차도로 카르둥라의 정상.

오후 1시경 레로 귀환하여 다시 게스트하우스 숙소에 체크인하고 간단하게 점심을 먹은 뒤 자전거를 타러 가기위해 승합버스에 타고, 화물차에는 자전거를 싣고 카르둥라(KhardungLa)를 올랐다. 레를 출발 북쪽으로 황량한 산길을 지그재그로 오르다 보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자동차도로인 카르둥라에 닿는다. 정상에는 휴게소와 기념품점, 전망대등이 있으며 이곳에서는 남북으로 펼쳐진 잔스카르(Zanskar)산맥과 카라코람(Karakoram)산맥의 절경을 볼 수 있다. 5천602m카르둥라에 오른 후 비포장길을 벗어난 4천600m 지점에서 3천500m까지 자전거 타고 내려오기 시작 했다. 자전거페달을 밟는 수고는 없지만 경사가 급하고 산에서 흘러내린 굵은 모래가 많아 브레이크를 잡을 때 미끄러짐을 조심해야 한다. 일행 중에는 미끄러지는 사람도 있었다. 차량들이 오가는 길이라 우리 일행 앞뒤로 여행사 차량들이 보호하지만 위험했다. 하지만 바람을 가르고 1천m 이상을 자전거 타고 내려 오는 경험은 쉽게 할 수 없는 색다른 즐거움이었다. 자전거타기를 마치고 숙소에 들어가 씻고, 레에서의 마지막 밤을 즐기기 위해 레스토랑에서 파티를 열었다. 겟쵸라는 이름의 하얀히말라야여행사 사장도 초대해 함께했다. 이곳은 인도의 다른 곳과는 달리 술을 식당에서도 팔았다.

아침 일출시각에 맞춰 숙소에서 왕복 한시간 반정도의 산티 스투파(Shanti Stupa)로 향했다. 산티 스투파는 일본 불교종파인 일련정종의 사원으로 1985년 달라이라마가 개원식 거행한 곳이기도 하다. 일련정종은 세계평화를 기원하며 세계 곳곳에 20여개 탑을 세웠다고 하며, 네팔 포카라 페와호수의 건너 산에도 있다. 병풍처럼 설산을 배경으로 한 554계단의 높은 언덕에 위치하여 이곳에서 내려다 보는 레의 아침풍경은 한폭의 그림같았다.

아침을 먹고 한국에서 가져온 남은 음식과 부식들은 하얀히말라야여행사 가족들에게 나눠 주고, 델리로 가기 위해 레 공항으로 향했다. 조그만한 레 공항에서 간단한 보안검색 후 탑승수속을 마치고 탑승장으로 향했다.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 수화물표와 수화물에 공항직원과 또 한번 체크하여 목적지가 바뀌지 않도록 한 후 기내에 싣는다.

10시30분 보딩하여 11시 레를 향해 출발, 한시간 반이 걸리지 않아 델리에 도착했다. 한국으로 가는 국제선 항공기는 저녁 비행기라 시간 여유가 있어 공항내 수하물 보관소에 짐을 맡겼다. 타지마할을 보지 못한 친구가 있어 가보려고 했으나 왕복 8시간쯤 걸려 공항 내 여행사에서 당일 투어는 안된다고 해서 델리 일일투어에 나섰다.
 

후마윤의묘
무굴제국 2대 황제 후마윤의 영묘.

 
로터스사원
로터스 사원.

올드델리의 중심인 타지마할을 지은 무굴제국의 황제 샤자한이 붉은사암으로 건설한 레드포트(Red Fort), 레드포트 남쪽에 있는 검은 대리석연단에서 간디의 화장터인 라즈가트(Raj Ghat), 타지마할을 생각나게 하는 후마윤의묘(Humayun’s Tomb), 꾸뜹 미나르유적지(Qutub Minar Complex)에 있는 1193년 델리의 힌두 왕조를 패배시킨 기념으로 붉은사암과 대리석을 이용하여 섬세한 조각으로 건설한 73m 높이의 승리의 탑, 한봉오리의 연꽃을 연상하게 하는 로터스사원(Lotus Temple), 해진 후의 인디아게이트(India Gate) 광장의 많은 사람들을 구경하고 공항으로 돌아왔다. 여행책에 있는 유명 탄두리치킨집을 찾아가서 저녁식사를 하고 늦은 시각 인도의 델리를 떠나 한국으로 향했다.
 

승리의탑
꾸뜹 미나르 승리의 탑.

용서라는 책을 읽고 달라이라마의 다람살라를 가보고 싶었고, 영화 ‘세얼간이’를 보고 판공초가 가고 싶어서 시작한 여행이었다. 종교, 정치, 문화에 대한 의미는 두지 않았으면 한다. 호기심에서 그들의 삶은 어떨까에 대한 궁금증으로 이 여행을 나섰었다. 정치적으로는 민감할 수 있겠지만 공교롭게도 방문한 곳은 우리의 역사와도 무관하다고는 할 수 없는 곳이었다.

우리의 6.25 전쟁의 참화 속에 나라를 잃은 사람들이 있는 곳이기도 하고 우리나라의 영산인 백두산 천지를 중국과 나누어 공유 하듯 판공초도 서로 공유하며 대치하고 있다. 넓게 보면 이 지구의 모든 자연은 너와 나를 나누어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것이다. 잘 가꾸고 아껴 사용하여야 할 우리 후대의 것인지도 모른다.

<여행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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