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에서 지역대학의 역할
지역사회에서 지역대학의 역할
  • 승인 2019.04.30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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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광
대구경북소비자연맹 정책실장·경제학 박사


대구경북학회에서는 지역학 교과목 개설과 교과서 개발을 위한 준비과정의 일환으로 교토 대학컨소시엄의 본거지인 캠퍼스 플라자를 방문한 적이 있다. 전 세계적으로 지역학 연구가 가장 잘 되고 있는 교토는 많은 대학과 전문대학이 집적되어 있는 대학 도시이다. 교토 대학컨소시엄은 교토시와 대학 그리고 산업계가 중심이 되어 산·학·관 제휴가 잘되어 있어 지역발전과 대학 간 상생협력 모델로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1980~1990년대 교토지역의 대학들은 캠퍼스가 비좁고 개발 제한으로 기존 캠퍼스 내에 교육시설 확충이 어려워지면서 다른 지역으로 캠퍼스를 조성하여 이전하게 된다. 교토 시내에 있던 대학의 교외 이전은 교토시의 인구 감소로 이어져 도심 공동화 현상이 발생하자 위기감을 느낀 교토시가 재정지원을 하면서 1994년 일본 최초로 설립된 것이 대학연합조직인 교토 대학컨소시움이다.

교토 대학컨소시움의 주요 프로그램은 학점교환제도와 인턴십, ‘교토의 전통과 첨단’을 주제로 한 릴레이 강좌, 교토 세계문화유산을 주제로 한 PBL(문제기반학습) 강좌가 있다. 또한100세 시대를 맞아 생애학습으로 시민들을 대상으로 교토학을 개설하며, 6층 구조의 건물공간은 대학과 일반인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임대해 주고 있다. 교토 대학컨소시움이 설립된 지 25년이 경과한 현재 48개 대학과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경제단체가 참가한 일본 최대 규모의 컨소시움 조직으로 발전했다.

지역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도 과거 교토시가 경험했던 내용과 비슷하지만 그동안 지방정부와 지역대학은 탈출구를 찾지 못한 채 지역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했다. 대구시는 지역발전과 혁신의 거점임에도 불구하고 지역대학에 관심을 갖지 않았고, 대학은 지역 내 대학협력을 통한 각 대학의 고등교육의 충실화와 지역발전 및 지역 활성화를 도모하는 개념이 결여되었다.

지역사회와 지역대학의 발전은 양분될 수 없다는 인식하에 대구시는 지역대학을 위해 두 가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전국 최초로 지방정부가 주도하고 산·학·연·관이 공동 협력하는 대경혁신인재양성프로젝트(HuStar) 사업이다. HuStar는 지금까지 중앙정부 주도로 추진되었던 인재양성사업과는 달리 지방정부가 주도가 되어 지역대학, 연구기관, 지역기업과 함께 기업수요에 맞는 혁신인재를 길러내고 이 인재가 지역에 정착하여 기업의 성장을 주도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내는데 목적이 있다.

또한 대구시는 올 3월부터 지역대학에「대구경북 지역학」교과목 개설을 지원하고 있다. 봄 학기부터는 경북대학교와 계명대학교에, 가을 학기에는 대구권으로 확대하여 영남대학교와 대구대학교가 참여한다. 지역학 교과목 개설 지원 사업은 지역 대학생들로 하여금 지역에 대한 이해를 높여 애향심과 자부심을 고취하여 지역 사회에 안착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고, 지역의 미래성장 동력산업의 육성을 위한 지역혁신인재를 양성하는데 있다.

어렵게 지역사회가 대학에 마음의 문을 열었듯이 이제부터는 대학이 지역사회에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할 차례다. 지역대학들은 지역사회가 대학에 어떤 요구를 하고 있는지, 지역사회에서 대학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재조명하고, 이를 위해 대학 스스로 지역사회의 요구에 맞춰 어떻게 변화해야 되는지를 고민하고 해법을 찾아야 된다.

전통적으로 대구는 교육도시라 한다. 대구경북에는 많은 대학 및 전문대학이 집적되어 있고, 대학 수로는 수도권 지역에 이어 2위이다. 대학에는 지역사회의 주체적 발전을 이끌 개혁 역량과 통찰력을 갖춘 많은 지식인 그룹과 첨단 과학기술 및 문화 활동 공간이 집적되어 있다. 따라서 지역대학은 지역사회의 인력 수요의 변화, 지역사회의 문제들에 대한 분석과 과제 모색을 떠안으면서 지역사회의 발전에 적극적으로 기여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설정해야 한다.

지역대학의 혁신역량을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지역혁신과 지역발전을 위한 중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자체와 지역대학은 지역의 장점을 살려 지역발전에 잘 활용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역 기업체와 지역대학 그리고 지방정부간의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지역 기업의 기술발전과 경쟁력 제고를 기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지역 청년들이 지역에 정착하여 지역사회와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자체와 대학, 그리고 대학 상호간 역할 분담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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