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소소한 행복 이야기
5월, 소소한 행복 이야기
  • 배은희
  • 승인 2019.05.27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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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단상
배은희
대구대산초등학교 교장
행복은 단순하고 복잡하지 않습니다. 단지 그 행복을 받아들이는 우리의 마음이 단순하지 않아 일상의 행복들을 놓치며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행복은 개인적인 순간에 느끼는 것이라 각자가 생각하는 행복의 잣대는 다릅니다. 행복을 느끼는 공감의 깊이와 넓이 또한 다를 것입니다. 하지만 행복하게 사는 것은 결코 어렵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행복은 멀리 있는 파랑새를 쫓아가듯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늘 우리 곁에 머물러 있는 소소한 즐거움을 우리 마음에 행복으로 허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소소하고 작은 것이 세상을 움직여 가듯이 우리가 허용한 작은 기쁨이 우리의 삶을 더 행복하게 만들어 갈 것입니다.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에 반응합니다. 작은 것이라도 자주 찾아내어 감사하고 기뻐하다 보면 어느새 우리의 삶이 더 풍성해져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세상이 요구하는 행복의 잣대에 흔들리지 말고 자기만의 행복을 스스로 찾아내어 기쁨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진정한 행복의 시작입니다.

소소한 행복의 가치를 귀하게 여기고 삶을 깊이 들여다보면 일상에 스며있는 소소한 행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른 아침 창문을 열고 밤새 추위에 떨었을 바깥공기를 거실 안으로 들여올 때, 제짝을 찾은 양말들이 베란다 빨랫줄에 줄 맞춰 가지런히 널려 있을 때, 꽃들이 하나같이 몸을 비틀어 창문을 향해 얼굴을 돌리고 서 있을 때, 보일러실에 세워둔 파 무더기 끝에 하얀 파 꽃이 피었을 때, 포스트잇을 수북이 물고 있는 책들이 삐뚤빼뚤 너부러져 있을 때, 식기를 소독하는 자외선 불빛이 어두운 주방을 환하게 밝힐 때, 달달한 커피 한 잔을 들고 하늘 터진 듯 퍼부어대는 빗줄기를 바라볼 때, 묵은 먼지 말끔히 씻은 정갈한 풍경이 선명하게 다가올 때, 쇼생크 교도소에 울려 퍼졌던 피가로의 결혼 ‘편지의 이중창’이 흘러나올 때, 달려드는 햇볕을 겹겹이 걸러내고 짙은 그늘만 두텁게 내린 연초록 숲길을 걸을 때, 땡볕 찌듯 더운 여름날 차가운 단술 한 모금이 목젖을 적시며 넘어갈 때, 지하철 출입문이 닫칠 순간 간신히 올라타서 노선도를 살펴보며 가쁜 숨을 고를 때, 맡겨진 일을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않고 겸손한 마음으로 깔끔하게 마무리했을 때, 산바람이 시원한 대청마루에 앉아 우물가 사랑채를 내려다보고 있을 때, 사느라 애썼다며 등을 토닥여 주시는 어머니의 체온이 따뜻하게 느껴올 때 오늘도 함께 살아 있음에 감사하며 행복해합니다.

비록 아주 사소한 것이지만 순간순간 느끼는 작은 즐거움으로 인해 우리의 삶이 더 행복해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주말에는 분주한 일과 여러 가지 소음들을 덜어내고 세상의 자극에 노출되어 늘 지쳐있는 자신에게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에 몰입할 수 있는 여유로운 시간을 선물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일상 속에서 여러분의 마음을 두드리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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