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선 타워크레인…건설현장 대혼란
멈춰선 타워크레인…건설현장 대혼란
  • 장성환
  • 승인 2019.06.04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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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무인 크레인 퇴출” 요구
양대노총 노동자 고공농성
대구 22곳·경북 16곳 동참
일용 근로자 당장 생계 위협
장기화 땐 막대한 공정 차질
원가 상승·입주 지연 등 우려
타워크레인고공농성1
소형 타워크레인 사용금지 등을 요구하는 양대 노총 소속 노동자들의 고공농성이 대구·경북에서도 이틀째 이어지는 가운데 4일 오후 경북 경산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 타워크레인에 “불법소형 타워크레인 규제제정하라”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전영호기자
전국의 타워크레인 노조가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대구·경북지역에서도 양대노총(민주노총, 한국노총) 소속 노동자들이 소형 무인 타워크레인 사용금지를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원가 상승·입주 지연 등의 피해가 생기게 됨에 따라 사회적 파장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4일 양대노총 대구지역본부와 대구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께부터 대구 수성구와 중구, 달성군 등 6개 구·군의 아파트 공사현장 22곳에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 노동자 66명이 타워크레인 67대에 올라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경북도 건설현장 16곳에서 양대노총 소속 노동자들이 타워크레인 57대에 올라 농성 중이다. 이들은 공사장 내 소형 무인 타워크레인의 사용금지와 함께 임금 7% 인상, 하계휴가 탄력 운영, 현장 휴게실 설치 조건 완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대구·경북을 포함해 전국 대부분의 공사현장에서 타워크레인 작업이 중단됐다. 대한건설협회는 전국에서 가동 중인 3천 500여 대의 크레인 중 약 70%에 달하는 2천 500대가량이 가동을 중단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번 파업은 국토교통부가 양대노총의 소형 무인 타워크레인 사용금지 요구를 거부하면서 시작됐다. 소형 무인 타워크레인은 무게 3t 미만의 소형 크레인이다. 이 크레인은 조종석 없이 리모컨으로 작동할 수 있어 타워크레인 기사가 아니더라도 20시간의 교육만 받으면 누구나 조종할 수 있다.

이에 양대노총은 최근 2~3년 사이 소형 무인 타워크레인 사용이 급증하면서 각종 사고가 잇따라 노동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허호석 전국건설노조 대구경북타워크레인지부장은 “실제 건설현장에서 소형 무인 타워크레인으로 인한 위험과 사고 사례가 많다”며 “이 크레인의 사용을 금지하거나 그게 안 된다면 높이·길이를 규제해 비교적 작은 규모의 건물을 지을 때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건설업계는 파업이 길어지면 크레인을 이용한 자재 이동과 골조 공사가 불가능해 후속 공정에 막대한 차질을 빚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근로자 인건비 등 원가 부담 자체도 늘지만 입주가 늦어지게 되면 입주자에게 보상비를 제공해야 할 수도 있다는 우려 역시 나오고 있다. 현장에서는 건설작업이 중단되면 일당을 받는 일용직 근로자들이 당장의 일자리를 잃게 돼 생존권을 위협받는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역의 한 공사현장 관계자는 “공사가 늦어지면 건설사의 비용 부담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이후 공사를 급히 진행하다 보면 품질도 떨어져 소비자가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장성환기자 s.h.jang@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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