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페이가 뭐예요” 싸늘한 대구·경북
“제로페이가 뭐예요” 싸늘한 대구·경북
  • 홍하은
  • 승인 2019.06.19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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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가맹점 3천500여 곳
5월부터 사용 가능하지만
정작 점주·소비자는 몰라
실제 결제 ‘제로’ 가까워
실효성·홍보부족 등 논란
영세 소상공인의 수수료 경영부담 완화를 목적으로 마련한 모바일 직불 결제시스템 ‘제로페이’가 정부의 대대적인 홍보와 지원에도 불구하고 지역에서는 소비자와 점주 모두에게 외면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로페이’가 사실상 ‘사용제로’에 가까웠다.

대구·경북지역도 지난달 2일부터 지역 내 CU,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이마트24 등 가맹 편의점 3천500여 곳에서 제로페이 사용이 가능해졌지만 제로페이를 활용하고 있는 곳은 ‘제로’에 가까웠다. 이 때문에 ‘실효성 문제와 홍보 부족 등의 논란이 일고 있는 실패한 정책에 막대한 혈세를 쓰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제로페이는 QR 코드를 활용한 계좌이체 기반의 모바일 간편 결제 서비스다. 소상공인의 가맹점 수수료 부담을 낮춰주기 위해 제로페이의 결제 수수료는 0%대이며, 사용자는 40%의 높은 소득공제율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현장의 반응은 차갑기만 했다.

19일 오전 11시께 대구 중구 2.28공원 인근에 있는 A 편의점을 찾아가 제로페이 결제가 가능하냐고 묻자 아르바이트 직원 이모(여·22)씨은 “네? 제로페이요? 그게 뭐에요?”라고 오히려 반문했다. 해당 편의점 문 앞에는 제로페이를 홍보하는 포스터가 붙어있었다. 하지만 이 씨는 이 곳에서 3개월 가량 일했지만 한 번도 제로페이로 결제한 사람이 없었다고 말했다.

다른 편의점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대구 동성로에 위치한 한 편의점을 찾아 같은 질문을 하자 아르바이트 직원은 “음...잘 모르겠지만 될 거에요. 웬만한 건 다 되지 싶어요. 무슨 페이라고요? 한 번도 해본 적 없는데...”라고 답했다.

대구의 번화가라고 일컫는 대구 동성로에 위치한 편의점을 여러 곳 둘러봤지만 실제 이를 이용하는 소비자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동네의 편의점도 마찬가지였다.

같은 날 대구 달서구 이곡동의 제로페이 가맹점 편의점을 방문해 제로페이에 대해 묻자 점주 최 모씨(여·45)는 머리를 긁적이며 전혀 모르겠다는 모습을 보였다. 최 씨는 “제로페이 자체를 처음 들어본다.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점주와 직원뿐 아니라 소비자들도 제로페이 대해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그들은 “혜택이 크게 와닿지 않는다”, “기존에 쓰고 있는 카드 혜택이 더 좋은 것 같다”, “QR코드 제시하고 촬영하는 것이 번거롭다”, “다른 페이들이 훨씬 편하다”, “제로페이 처음 듣는다” 등 편의성과 혜택을 지적하며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제로페이 활성화를 위해 지난 16일까지 일주일간 ‘제로페이 쓰고 뉴욕 가자’ 이벤트를 진행하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현장 마케팅이나 소비자 유인 방안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중기부에 따르면 17일자 기준 전국 제로페이 가맹점 수는 24만6천297곳, 누적결제 건수는 65만건, 누적결제액은 111억원이다. 전국 가맹점 중 대구는 3천341곳, 경북은 3천474곳으로 집계됐다. 대구·경북 모두 각각 점유율 1.4%에 불과했다. 서울은 전국 가맹점의 63.2%를 차지했다. 이를 감안하면 전체 결제 건수와 결제액 중 대구·경북이 차지하는 비율은 ‘제로(0)’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중기부 관계자는 “올 1월과 비교하면 가맹점 수와 결제액이 조금씩 오르고 있다”면서 “지자체마다 사정이 달라 어떤 방식으로 홍보할 것이라고 확답은 드릴 수 없지만 지자체와 협의해 더 많이 사용할 수 있도록 홍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하은기자 haohong73@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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