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그 길’ 이야기
6월, ‘그 길’ 이야기
  • 채영택
  • 승인 2019.06.2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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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은희
대구대산초등학교장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은 사람들이 걸어 다니는 보행길, 배가 지나가는 뱃길, 기차나 전철의 통로가 되는 철길, 항공기가 다니는 하늘길 등 다양한 길들이 혈관처럼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마을과 마을들이 어깨동무 띠처럼 이어져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길을 통해서 각 지역의 언어와 정보가 유통되고 물자들이 흘러가며 지식과 문화가 전파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길은 교통수단의 의미뿐만 아니라 어떤 일의 수단이나 방법을 뜻하는 방도의 개념과 행위 규범이라는 개념까지 확대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인생을 곧잘 ‘여행’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교통수단이었던 길의 의미에 여행이라는 철학적 의미를 부여하여 사람을 ‘나그네’라 칭하기도 하고 인생살이를 ‘길을 걷는 것’으로 비유하기도 합니다.

문득, 어릴 적에 자주 들었던 ‘하숙생’ 노래가 생각나서 흥얼거려 봅니다.

‘인생은 나그넷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우리는 살아가면서 다양한 길을 걷게 됩니다. 알록달록 예쁜 꽃들이 나지막이 피어있는 꽃길을 걷기도 하고 숨이 목 밑까지 차오르는 험난한 오르막길을 걷기도 하며 때로는 멈춰 설 수 없을 만큼 가파른 내리막길을 만나기도 합니다. 꾸불꾸불 아스라이 둘러가야 할 때도 있고 길이 막혀 되돌아와야 할 때도 있습니다. 빠르게 달려야 하는 길을 만나는가 하면 조심스럽게 천천히 가야 하는 길을 만나기도 합니다. 땡볕 아래를 걷기도 하고 혹은 폭풍우 속을 헤집고 걸어가야 할 때도 있습니다. 여럿이 같이 가야 할 길을 걷기도 하고 더러는 혼자만 걸어야 하는 길을 걸을 때도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박수로 격려하는 길일 때도 있지만 모두가 외면하는 좁고 험난한 길일 수도 있습니다.

비록 우리가 지금 걷고 있는 이 길 끝에 어떤 상황이 기다리고 있을지 또 누구를 만나게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할지라도 우리에게 주어진 이 길을 아름다운 선물이라 생각하고 걷는다면 마음에 딛는 걸음마다 설렘이 되고 기쁨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얼마 전 방송에서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순례자들의 삶을 들여다보게 되었을 때 오랜 시간 동안 먼 길을 걸어왔음에도 그들의 얼굴 표정에는 하나같이 행복이 묻어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깊이 생각하며 오늘 나에게 주어진 이 길을 묵묵히 걸어가고자 합니다.

저 멀리서 길의 손짓, 길의 노래가 들려옵니다.

‘너는 아느냐, 내가 얼마나 너를 사랑하고, 내가 얼마나 너를 그리워하며, 내가 얼마나 너를 기다리고 있는지, 내 사랑의 노래를 너는 아느냐...’

여러분은 지금 어떤 길을 걷고 있으며, 그 길 끝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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