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 특혜 기준 이번 만큼은 새롭게 정리해야
병역 특혜 기준 이번 만큼은 새롭게 정리해야
  • 승인 2019.07.02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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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환
부국장
국위를 선양한 스포츠 선수들에 대한 병역 특례 혜택과 관련한 법 개정 목소리가 높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후 큰 논란이 됐던 체육-예술계의 병역혜택에 대해 세계적인 아이돌 그룹인 방탄소년단(BTS)과 U-20 월드컵 대표팀 선수들이 더해져 논쟁이 재점화되는 모양새다.

현재 U-20 월드컵 대표팀과 관련한 국민 여론은 호의적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는 지난달 13일 ‘운동선수 병역특례 확대에 대한 찬반 여부 결과를 내놨다. 찬성 55.2%, 반대 36.6%로 나타났다. 주된 이유는 ’국위를 선양한 선수들이 운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확대해야 한다’는 응답이 55.2%로, ‘운동선수에게만 과도한 특혜를 주는 것이므로 확대에 반대한다’는 응답(36.6%)보다 오차범위(±4.4%p) 밖인 18.6%p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U-20대표팀 선수들에게 병역 혜택을 주자는 청와대 청원까지도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1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U-20 청소년 대표팀의 병역 혜택을 부탁드린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 청원은 이번 달 10일까지 진행된다. 청원인은 “한국 남자 축구 최초로 FIFA 주관 대회 결승에 오른 것은 200여 개의 나라 중 최고를 가리는 경기를 하게 되는 것”이라며 “그에 따른 적절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현행 병역법에 따르면 U-20 월드컵에 출전한 한국 대표팀은 원칙적으로 병역 혜택의 대상자가 될 수 없다. 현재 병역법상 올림픽 동메달 이상 혹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아닌 이상 운동선수가 병역혜택을 받을 방법은 없다. 딱 두 개 대회만 해당된다. U-20 월드컵 대표팀 선수들은 원칙적으로 병역혜택이 없는 셈이다.

예외규정도 있었다.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과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당시 대표팀 선수들이 각각 4강에 진출하자 병역특례 여론이 들끓자 정부는 선수들에게 병역혜택을 부여한 바 있다.

그러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야구대표팀 논란 등으로 인해 국민적 여론이 악화되면서 개정 목소리가 높아져 한차례 공론화가 이뤄진 바 있다. 하지만 공론화와 여러 의견이 충돌하다 시간이 지나며 아무런 진척도 이뤄지지 채 흐지부지 됐다. 당시 병무청과 국회 역시 이를 놓고 논의를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관심에서 멀어지자 아무 일 없듯 종료됐다.

이 때문에 정부는 병역 특례 제도를 폐지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어서 U-20 월드컵 선수들에게 군 면제 혜택을 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이와 관련해 병무청은 지난달 13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현재로선 검토하고 있는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지속적으로 문제제기가 되고 있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의 대회 위상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병역혜택을 주는 가장 큰 명분인 ‘국위선양’이 더 이상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 국한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병역법은 1990년 제정된 이후 29년간 손보지 않은 법으로 개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는 문화계 역시 바라고 있다.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며 ‘국위선양’에 큰 공로를 하고 있는 방탄소년단 멤버들 중 일부가 내년 하반기면 병역법상 해외 출국이 힘들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이번 만큼은 확실히 병역혜택과 관련한 새 기준을 마련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아예 체육-문화-예술계 병역혜택을 폐지할지, 아니면 기존 방식과 다른 현재에 맞는 새로운 기준을 정할지에 대해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어떤식이든 이대로는 안된다’는 의견에 대한 공감대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치권도 논란에 가세했다. 다수의 국회의원이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결승전에 진출한 축구대표팀에 병역면제 혜택을 촉구하고 나섰다. 성 의원에 따르면 병역혜택을 주기 위해서는 병역법 시행령의 개정이 필요하고, 시행령 개정은 정부의 권한이기 때문에 정부가 하루빨리 국민정서를 감안해 올바른 판단을 내려 달라고 주장했다. 정부가 2002 월드컵과 2006년 야구월드컵(WBC) 때 일시적으로 시행령을 개정, 선수들에게 병역혜택을 준 점을 사례로 들었다. 이번만큼은 1년전 뜨겁게 논의됐던 병역혜택에 대해 재논의가 이뤄질지, 아니면 이번 역시 흐지부지 넘어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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