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 칼라스: 세기의 디바' 아름다운 목소리에 감춰진 그녀의 내면
'마리아 칼라스: 세기의 디바' 아름다운 목소리에 감춰진 그녀의 내면
  • 배수경
  • 승인 2019.07.11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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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 화려한 디바 ‘칼라스’
사랑에 매료된 평범한 ‘마리아’
두 자아를 넘나드는 그녀의 인생
유명 아리아 전곡으로 감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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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세대에는 익숙하지 않은 이름일지도 모르지만 당대는 물론 지금까지 세기의 디바로 손꼽히는 마리아 칼라스가 5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지 40년이 넘게 흘렀다. 그녀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마리아 칼라스: 세기의 디바’가 11일 개봉했다. ‘디바(DIVA)’는 ‘여신’이란 뜻의 이탈리아어로 오페라에서 최고 인기를 누리는 소프라노 가수, 특히 천부적 자질이 풍부한 여가수를 가리키는 말이다.

우리나라에서 ‘마리아 칼라스: 세기의 디바’라는 타이틀로 개봉하지만 원제는 ‘Maria by Callas: In Her Own Words’이다.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칼라스의 삶과 음악,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다.

보통의 다큐멘터리 영화와는 달리 나레이션도 없다. 영화를 통해 관객은 오롯이 그녀 자신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그녀의 내면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우연히 마리아 칼라스의 노래를 듣고 그 음악에 매료된 감독 톰 볼프가 3년에 걸쳐 전 세계를 다니며 그녀의 인터뷰 화면, 희귀본 음반과 영상, 미공개 편지, 무대 밖 삶을 담은 비디오 등 자료를 수집한 후 인간 마리아 칼라스의 이야기를 스크린에 차곡차곡 엮어냈다.

영화 속 인터뷰에서 칼라스는 “내 안에는 두 사람이 있어요. ‘마리아’로 살고 싶지만 ‘칼라스’로서도 살아야해요”라는 이야기를 한다.

마리아칼라스

이것이 어쩌면 마리아 칼라스의 삶을 설명하는 가장 중요한 문장인지도 모른다. 무대 위 화려한 디바 ‘칼라스’와 한 여자 ‘마리아’의 삶 사이를 오가야 했던 그녀.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디바로 알려져있지만 그녀의 스승인 소프라노 가수 엘비라 데 이달고는 그녀를 ‘같은 말을 두 번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똑똑하고 가장 먼저 와서 가장 늦게 까지 있었던 학생’으로 기억한다. 스스로의 재능에 노력까지 더해져 당대 최고의 가수로 인정을 받을 수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뉴욕 필하모닉의 지휘자이자 작곡가인 레너드 번스타인은 그녀를 일컬어 ‘전율’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화려한 외모와 특별한 목소리로 최고의 가수로 인정받으며 팬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았던 디바 ‘칼라스’의 삶과 달리 여자 ‘마리아’로서의 삶은 그리 평온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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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후반부로 넘어가면 그녀에겐 사랑이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스캔들로 여겨졌던 그리스 선박왕 오나시스와의 사랑과 이별에 초점이 맞추어진다.

“자존심 때문에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당신은 내 숨이야.” 그녀는 그와의 결혼을 꿈꿨지만 오나시스는 그녀가 아닌 재클린 케네디와 결혼함으로써 그녀의 삶을 통채로 흔들어 놓고 무대와도 멀어지게 만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끝까지 사랑하고 다시 돌아온 그를 받아주는 모습은 안타깝게 느껴진다.

영화는 화려함 뒤에 가려졌던 그녀의 인간적인 면모를 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지만 중간중간 흘러나오는 그녀의 실제 공연 장면과 노래들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의 ‘하늘이여, 바다여’부터 비제의 <카르멘> 중 ‘하바네라’. 베르디 오페라 <라트라비아타> 중 ‘지난날이여, 안녕’, 푸치니의 <자니 스키키> 중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까지 제목은 잘 몰라도 귀에 익은 오페라 아리아를 들을 수 있다. 단순히 조금씩 맛보기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무려 8곡에 이르는 곡을 전주부터 관객의 환호까지 그대로 보여준다. 이를 통해 ‘가정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무대를 포기할 수도 있었지만 노래하는 운명은 벗어날 수 없었다’는 그녀의 진면목을 발견할 수 있다.

영화는 그녀를 잘 모르는 이에게는 그녀가 왜 세기의 디바로 불리는지 확인시켜주는 시간이 되고, 그녀의 노래를 좋아하는 팬들에게는 선물같은 시간을 선사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제14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여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배수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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