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수 경제칼럼] 리브라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이효수 경제칼럼] 리브라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 승인 2019.07.28 20: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효수 전 영남대 총장·경제학 박사
리브라는 페이스북이 발행을 추진하고 있는 암호화폐이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 장관이 리브라에 대해 부정적 평가와 우려를 표명하고, 미국 상하 양원은 청문회를 열어 리브라에 대해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지난 17일 프랑스에서 개최된 주요 7개국(G7) 재무 장관 및 중앙은행장 회의에서도 리브라 발행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현재 비트코인을 비롯해 여러 종류의 암호화폐들이 나와 있지만, 정부가 나서서 발행 자체를 저지한 적이 없다. 그런데 리브라 발행을 막으려는 이런 광범위한 움직임은 다음 세 가지 측면에서 리브라가 현재의 금융질서를 근본적으로 뒤흔들 파괴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 리브라 백서에서 보듯이 리브라는 마치 문자나 정보를 주고받는 인터넷과 같이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일종의 ‘화폐 인터넷’을 구축하는 것이다. 세계 어디에서나 저렴한 비용으로 손쉽게, 빠르게, 안전하게 돈을 주고받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현재 금융 시스템에서 금융기관의 수입구조는 바로 금융 소비자들이 지불하는 거래비용이다. 글로벌 디지털 경제에서는 개인이 외국으로부터 직접 상품을 구입하는 직구가 크게 증가하고 해외여행도 빈번히 한다. 이 경우 현재 금융 시스템에서는 환전 수수료를 지불하고 환전을 해야 하고, 해외 송금 절차도 불편하고, 처리 시간도 느리다. 그런데 세계 어디에서나 통용될 수 있는 리브라가 있으면, 환전이 필요 없으니 환전 비용도 발생하지 않고, 편리하고, 빠르게 송금할 수 있으므로 거래비용이 현저하게 낮아진다.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은 환영하겠지만, 소비자의 거래비용을 수입구조로 하는 현재의 금융 시스템 종사자들은 강력하게 저항할 수밖에 없다.

둘째 리브라는 현재 세계 최대 플랫폼을 갖고 있는 페이스북이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리브라가 성공적으로 정착하면 마치 새로운 형태의 기축통화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 페이스북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2019년 1분기 기준 23억 8,000만 명에 달하는데, 이는 세계 인구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미국 의회 등에서 리브라를 반대하는 이유로 불법 돈세탁 및 사용자 데이터 유출, 자금 이체 보안 우려 등을 들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달러를 기축통화로 하는 국제금융 시스템의 무력화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리브라 측도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리브라 리저브의 50 퍼센트 이상을 달러로 쌓을 것이기 때문에 달러가 기축통화로서 기능이 약화될 우려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셋째 리브라 백서에 의하면, 페이스북뿐만 아니라 마스터 카드, 비자 등 결제 업체, 우버 테크놀로지 이베이 등 기술 및 마켓 플레이스, 통신, 블록체인, 벤처캐피털, 비영리 기관 및 학계 등 관련 분야 26개의 세계적 기업들이 리브라 거버넌스인 ‘리브라 협회’의 발기인으로서 참여 의향을 밝혔고, 최종적으로 100개의 세계적 기업이 참여할 것이라고 한다. 리브라 협회가 리브라 리저브를 관리할 것이기 때문에 리브라는 그 가치가 매우 안정화되어 있는 스테이블 코인이라는 것이다. 비트코인과 같이 가격이 급등락하는 화폐는 지불수단으로서 적합하지 않다. 그래서 현재도 테더 등과 같이 이미 스테이블 코인 형태의 암호화폐도 여러 종류 발행되어 있다. 그러나 리브라는 리브라 협회의 규모에서 보는 바와 같이 기존의 스테이블 코인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큰 규모의 리저브를 보유함으로써 암호화폐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한층 강화할 수 있다.

문제의 핵심은 적어도 현재로서는 리브라가 ‘리브라 협회’의 관리하에 있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의 형태를 취하고 있어 개별 기업집단이 정보를 독점하면서 기축통화를 발행하는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각국의 통화정책의 효과를 약화시킬 수도 있다. 리브라는 궁극적으로 탈 중앙화를 위해 퍼블릭 블록체인으로 이행하겠다고 하지만, 이를 믿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리브라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불법 돈세탁 악용 가능성 등 많은 문제점들이 내재되어 있고, 미국의 정부 및 의회, 선진 주요국이 리브라의 발행을 막으려고 하지만, 결국 리브라는 발행될 가능성이 높다.

첫째 이유는 이미 블록체인에 기반한 암호화폐는 한 단계 진화된 새로운 형태의 화폐로 지속적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다양한 형태의 암호화폐가 유통되고 있듯이 페이스북이 리브라를 발행한다면 이를 저지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페이스북 최고경영자 마크 저커버그는 리브라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는 가운데서도 어제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결국 안전하고 안정적인 리브라를 출시하겠다”라는 의지를 밝혔다.

둘째 미국 정부 당국의 가장 큰 딜레마는 리브라 발행을 저지하는 사이에 중국이 리브라와 같은 형태로 기축통화로서 기능을 할 수 있는 암호화폐를 발행하는 것이다. 이것은 미래 국제 금융시장의 주도권이 중국으로 넘어가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으로서는 최악의 상태가 될 수 있다. 이미 중국 화웨이 런정페이 회장은 지난주에 이탈리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페이스북 리브라와 같은 형태의 중국형 리브라를 발행할 수 있다는 것을 밝힌 바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0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최신기사